영웅(英雄)!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다

『난중일기』는 1592년 1월1일부터 1598년 11월 17까지 7년동안 이순신이 임진왜란을 치루면서 경험하고 전장(戰場)에서 느낀 사항을 일일이 기록하고 정리해놓은 진중일기 (陣中日記)이다.
이순신의『난중일기』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전쟁이 시작되기 석 달 전 보름과 전쟁기간인 6년 7개월간의 일기다.
모두 7년 11개월 17일간의 기록이다.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 이틀 전의 일기 까지 기록되어 있다.
- 계 속 -

다시읽는 이순신 전을 기고하며

금년 3월 동(冬)장군이 기세가 아직 가시지 않을 때 여러 가지 상념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나는 무의식 적으로 자동차의 핸들을 마음의 고향인 청풍호를 향해 돌리고 있었다.
옥순대교 부근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아직 잔설(殘雪)이 남아있는 아름다운 금수산의 풍경과 청풍호의 매서운 바람을 몸으로 부딪치며 복잡한 머릿속 을 하얗게 비우고 있었다. 유난히 푸르게 느껴지던 그날의 청풍호의 물빛에서 나는 30여년의 군(軍)생활을 하면서 같은 무인(武人)으로서 존경해오던 이순신 장군의 모습이 청풍호(淸風湖))의 물속에 투영되어 옴을 느꼈다.
그 후 군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이순신 장군에 대해 오랜 세월을 연구하면서 느낀 사실은 주위에 이순신 장군은 싸우면 무조건 이기는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神)의 경지에 이른 사람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필자가 가르치는 대학(大學)의 젊은 제자들조차 막상 이순신 장군에 대하여 아는 대로 말해보라고 하면 『임진왜란 때 조선을 구한 장군』 또는 『노량대첩 시 싸우다 전사한 장군』『거북선 만든 사람』등이며 한 학생은 한창 인기가 있었던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 등장하는 장면을 정설처럼 이야기 하는 사례도 있었다.
우리가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아주 어릴 때부터 교과서에서 또는 위인전을 통해서 많이 알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 알고 있는 것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전사(海戰史)에 관한 내용은 많이 알려져 있으나 이순신 장군의 가정(家庭)사와 인간(人間)적 부분에 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필자가 연구하면서 또 하나의 느낀 사항이다 .
그런 연유에서 필자는 오래전부터 역사의 도도한 물결 속에서 영웅(英雄)이 아닌 인간(人間) 이순신을 만나고 싶었다.
그는 조선의 전쟁 영웅이기 이전에 우리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한 인간이었다.
오히려 더욱 고뇌하고 심약한 그 시대의 평범한 한 사내였던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그를 조선의 역사를 짊어지게 했으며 한국전쟁사 아니 세계 전쟁사에 우뚝서게 했을까 ?
지금부터 연재했던 무인 이순신의 이야기와 함께 필자가 연구한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이순신의 개인사와 인간적인 모습을 연재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