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이순신

이순신을 살린 것은 조선의 임금과 대신이 아니라 어쩌면 일본군에 의해서였다. 특히 일본수군의 적장으로서 두려움을 넘어 영웅의 시각으로 보는 이순신이었기에 죽일 수 없었다.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을 임금과 대신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살길부터 찾는다. 죽을 고비를 현장에서 직접 맞으며 싸우는 사람을 불러 심문을 하는 사람은 자기 옷자락에 오물만 튀어도 화를 낼 사람이다.
이순신은 출옥 하고나서 시종 한명을 데리고 전쟁터로 가기위해 길을 떠난다.
이순신은 관직에 나간 이후에 아무 직책과 직위도 없이 백의종군 하기 위해 전장으로 내려가는 지금이 가장 한가하고 여유 있는 심정이었다. 의지 할곳이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이 위안이 되었다. 억울하지만 마음을 내려 놓으면 그만인 것이 세상이었다.
하지만 이순신도 인간인 관계로 울화가 치밀고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생긴다. 출옥한지 12일째 되는 날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는다. 자신의 마음도 추스르지 못하고 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은 이순신의 가슴을 한없이 슬프게 하였다.
모든 군인들이 다 그렇듯이 전장에서 오랜 생활을 하다 보니 곁에서 따뜻하게 한번 모시지 못한 것이 한 (恨)이 되어 가슴을 저며왔다
이순신은 『난중일기』일기에서 그날의 심정을 이렇게 적고 있다

얼마쯤 지나 순화가 배에서 와서 어머니가 돌아가셨다고 하였다. 뛰쳐나가 가슴을 치며 날뛰었다. 하늘이 캄캄하였다. 곧 해안으로 달려가니 배가 이미 와있었다. 애틋함을 어찌 다 이르랴.

이글에서 이순신의 애절하고 비통한 심정을 알 수 있다. 이순신은 죽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했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하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목숨을 내놓고 싸운 것 들이 부질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순신은 무인이며 구국의 용장 이었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루고 백의종군하기 위해 빈소를 떠났다.
한편 원균은 이순신이 박탈당한 삼도수군통제사 자리를 꿰차고 앉아 일본군을 이길 궁리를 하고 있었다.
이때 부산 절영도에서 조선 함대 20여척이 일본 함대에 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믿었던 조선수군이 무너지는 조짐 이었다. 조선의 임금 선조가 믿었던 원균의 패배였다.
조일전쟁 중 가장 믿음직스러우며 싸우면 이기는 군대가 조선수군이었다. 백전백승의 승리는 이순신 이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이순신이 한양으로 압송되어 관직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 조선 전체에 퍼지고 바닷바람을 타고 일본 본토의 토요토미 히데요시 에게 까지 흘러들어 갔다.
일본 본토에서 조선 정복을 꿈꾸다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조선의 수군 장수를 만나 패전에 패전을 거듭하던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쾌재를 부른다. 그리고 대 반전을 준비한다.
그리고 얼마 후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이 지휘하는 조선 수군과 일본수군이 칠천량 에서 맞붙는다.
그러나 결과는 너무나 참혹한 패배로 바다는 조선수군의 남해 바다는 피로 붉게 물들었다. 더구나 이 패배로 조선수군은 회생 불가능 상태로 이어진다. 조선의 하늘이 울고 땅이 통곡하며 백성들의 눈 에는 피눈물이 흘렀다.
이순신이 다급한 마음으로 노량에 도착하자 거제현령 안위(安衛)와 영등포 만호 조계종(趙繼宗)이 이순신에게 통제사 원균이 먼저 도망가고 뒤이어 여러 장수. 들이 육지로 달아나 이 지경이 되었다.

하며 울면서 이야기 하였고 주위 사람들도 이구동성으로 같은 말을 하였다. 통탄할 노릇이었다.
유지에서도 급보가 이어졌다. 전라도 남원이 일본군의 손에 함락되고 조선관민 4천명과 명나라 군사 3천명이 잔혹하게 학살당하거나 사망하였다.
왕과 대신들은 술렁인다. 그리고 회의와 회의를 거듭한 끝에 내린 결론은 자존심을 상하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결과지만 이순신의 삼도수군통제사 재임명 이었다. 조선의 위기를 극복할 인물로 이순신이 최상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칠천량 해전에서 패한지 꼭 일주일만인 7월22일이었다. 급박하고 빠른 결정이었다.
이순신은 고민 한다
『어떻게 싸울것인가 ? / How to Fight ?』

- 계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