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이 성 범

아프리카 민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장가갈 때 신랑 되는 남자가 처가에 암소를 한 마리 이상씩 주는 풍속을 가진 어느 부족이 있었다.
그런데 그 부족추장의 아들에겐 짝 사랑하는 처녀가 있었다. 그 처녀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별 볼품이 없고 비쩍 마른 말라깽이였다.
추장 아들이 그녀에게 청혼을 하자 부족사람들의 호기심은 신부에게 암소 몇 마리나 갖다 줄까에 몰렸다.
추장 아들이 몰고 간 암소는 자그마치 아홉 마리로 부족 사람들이 그 처녀의 가치가 과다 계산된 것에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며 물었다.
아니, 한두 마리만 갖다주어주어도 신부로 맞을 수 있을 텐데 왜 아홉 마리나 갖다 주었습니까?
이에 추장 아들은 “제가 암소 한 마리를 갖다 주면 제 아내는 암소 한 마리 가치 밖에 안 되지만 아홉 마리를 갖다 주면 앞으로 그 이상의 가치로 우리 마을에서 행세 할 것입니다.” 라고 대답했다.

자신의 일에 가치와 의미를 담자

이 이야기는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자신의 일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따라 같은 일이라도 그 비전과 평가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에게 자신의 가치를 전달하려 고 해도 전달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도 대단한 일에 대하여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사소한 일! 어쩌면 그냥 묵과해버리고 지나칠 수도 있는 이 사소함은 작은 빗물이 큰 강물을 이루어 바다로 흘러들어가듯이 때로는 큰 의미로 다가와 결과를 바꾸어내기도 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안 별다른 관심 없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들이 무척이나 많다.
버스는 당연히 다니는 것이고 인사는 만나면 하는 일이고 그냥 고맙다는 말은 하면 좋은 것이고 꽃은 때 되면 피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물론 모두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주고받는 한 마디 인사말과 한 마디 감사의 말이 우리 삶의 여정에 안 보이는 힘을 줌은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나 자신에게도 큰 힘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말이외다.

사소함이 위대함을 만든다

우리가 사실 삶의 여정에서 만약 실패로 인해 낙망하고 있다면 그 실패의 원인이 내가 감당 할 수 없는 어떤 문제 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실패 원인은 또한 내가 충분히 감당 할 수 있었던 사소한 문제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흔히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말이다.
무릇 진리란 거창하고 위대한 것이지만 그것을 실천 하는 일은 아주 사소한 일이라는 것이다.
실패도 성공도 아주 사소한 먼지들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아주 감당 할 수 없는 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땀 흘려 일 하는 자에게 시원한 냉수 한 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그 일을 시작함으로 인생의 반전은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아주 큰 행운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일어나는 조그만 이익으로 인해 얻어진다.
때때로 사소한 일이 위대한 결과를 가져옴을 볼 때 사소한 일이란 결코 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