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이 성 범

관점의 차이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명예교수이자 영화<킬빌><펄프픽션>등에 출현한 여배우 우마 서먼의 아버지이기도 한 ‘로버트 서먼’ 교수는 서양인 최초의 티베트 승려였다.
이러한 그가 지난 2012년에 한국을 방문해 수덕사의 설정스님과 대담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때 서먼 교수는 자신이 대학교 1학년 때 사고로 왼쪽 눈을 실명한 사연을 설정스님에게 들려주었다.
“당시 저는 아주 불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절망했죠. 존재에 대한 강한 물음이 제안에서 올라오더군요.”
방황 끝에 인도에서 불교수행을 하다가 한 몽골 스님이 전해준 말을 들은 그는 한쪽 눈을 잃은 것이 불행의 씨앗이 아니라 행복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의 변화를 경험되게 되었다.
그는 붓다의 가르침에 하나의 눈을 잃은 대신 천개의 눈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는 걸 듣고 문득 깨달았다.
그는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왼쪽 눈을 실명한 일이 저에게도 큰 행운이었습니다. 저는 눈 하나를 잃은 대신 삶을 똑바로 볼 수 있는 비전을 얻었습니다.” 라고 말이다.
이처럼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에 선정된 적도 있는 서먼 교수가 시력을 잃은 대신 비전을 얻었다는 말의 고백은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불행이 때로는 위대한 행운이 될 수 있다는 말로서 우리의 마음을 저리게 한다.

긍정의 관점을 보라

그런가하면 낙관주의자는 위기가운데서도 기회를 보지만 비관주의자는 기회가운데서도 위기를 본다는 처칠의 말도 있다. 어쩌면 이두가지는 모두 행복에 있어서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우리에게 여실히 보여준다.
누구나 삶의 여정을 가노라면 뜻하지 않는 일을 접할 수도 있다.
이러한 역경과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닥쳐오지만 그 역경을 어떤 자세로 대하고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문제는 어떤 안경을 쓰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지는 전적으로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우리의 행복도 달라진다.
그러기에 우리 인생에 있어 관점은 너무나 중요한 작용을 한다.
일례로 두 사람이 사막을 걸어가다가 물병을 확인했더니 물이 딱 반이 남아 있었다. 한 사람은 ‘물이 반이나 남았군.’ 하고 말했고 다른 한 사람은 ‘물이 반 밖에 안 남았잖아.’ 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는 관점을 바꾸면 물이 반밖에 없는 컵에 물이 반이나 차있게 된다.
또한 개구리의 눈으로 보면 실개천이 세상 전부일 뿐이지만 고래의 눈으로 보면 태평양이 내 세상이 되는 것이다.

위기는 위험과 기회

그래서 혹자는 위기는 위험과 기회라고 말하곤 한다.
중국의 시인 지센은 인생을 항해하는 배에 비유하곤 했다.
그러기에 오늘도 인생이라는 배는 각자의 그 목적지를 향해 출항을 시작한다.
비록 출항하여 항해하는 동안 생각지 못한 암초를 만날지라도 거기서 좌절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 장애물을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똑같은 일이라도 자신에게 더 힘을 실어 줄 것이다.
이것은 어쩌면 작고 미비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 속에 커다란 행복을 가져다주는 크나큰 비밀을 품고 있는 것이다.
관점, 이 모든 것은 우리가 선택해야 할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