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이 성 범

흥미와 집중은 밀접한 관계

일찍이 ‘집중력의 힘’을 쓴 세론 Q 듀몬은 “성공의 열쇠는 적성이나 재능이 아니라 집중력이다.” 라고 역설한 적이 있다. 이처럼 집중력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하지만 과연 집중력이 무엇이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그다지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사람들은 집중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게 생각하지 않는 지도 모른다.
집중은 긴장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일례로 선생님이 주의가 산만한 학생에게 수업에 집중하라고 하면 학생은 집중하려고 애쓰지만 거의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런데 어린아이들은 노는 순간만큼은 옆에서 누가 뭐라 해도 들리지 않으며, 누구로부터도 방해 받으려 하지 않는다.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곧 흥미이자 집중인 것이다.

사소한 것들이 집중력의 원동력

우리가 아이들을 양육하다보면 어렸을 때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이시기의 아이들의 그림은 어쩌면 생생하게 살아있는 지도 모른다. 선하나 점 하나에도 생동감과 활력이 넘치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의 그 순간의 심리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그러기에 아이들의 그림을 잘 그렸다거나 혹은 못 그렸다는 식의 평가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아이가 어떤 심리가 표현되어 있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그림그리기는 단순히 손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대뇌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사과를 그릴 때 우선 머릿속에 사과의 형상을 떠올리고 그런 다음 대뇌가 신경을 통해 손으로 어떻게 움직이어야 하는 지 명령하면 이 명령을 받은 손이 비로소 그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일단 성장한 후에는 이런 순서가 습관화 되어서 거의 무의식적으로 손이 사과를 그리지만 어렸을 때에는 그렇게 빠르고 능숙하게 그릴수가 없다.
아이에게는 선하나 긋는 일도 어른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몹시 어렵다.
왜냐하면 손 전체의 움직임에 대한 주의력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혹자는 아이들에게 선긋기 연습을 많이 시키라고 권하기까지 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선긋기는 글쓰기와 그림그리기 연습이 될 뿐 아니라 집중력을 키우는 데에도 무척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고 예쁜 감정을 드러내는 것 이모든 것들이 하나의 선 긋기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집중은 선택을 요구한다

어쩌면 우리 유아들이 손을 자유롭게 움직여서 자신의 감정이 담긴 선을 그린다는 것은 이미 아이의 거대한 능력이 발휘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러한 집중은 항상 선택을 요한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더 잘 보고 싶고, 더 많이 알려고 하면 그 대상에 대하여 주의의 초점을 기울여야 한다.
숲을 보다가 그 숲 속에 있는 특정 나무를 보고 싶으면 그 나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그 나무의 잎사귀가 어떤 모양인지 알려면 주의를 더 많이 기울여야 하는 것과 같다.
선택되지 않으면 집중되지 않으며, 집중되지 않으면 동작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하다.
우리 아이의 집중력 훈련은 큰 것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주변인 작은 것에서부터 교육적인 측면에서 세심한 관심과 사랑으로 끊임없이 지도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