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마을인 단양군 대강면 남천리가 역사의 향기로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학의 2세 교조 해월 최시형은 관의 지목을 피해 단성면 가산리, 대강면 장정리, 대강면 남천리, 영춘면 의풍리 등 단양의 여러 곳에 상당기간 거주했다.

특히 대강면 남천리는 동학의 양대 경전의 하나인 용담유사가 간행된 사실로 더욱 유명하다.

최시형은 관의 눈을 피해 도망하던 시기인 1881년 몽양 여운형의 큰할아버지인 여규덕의 집에 경전간행소를 설치하고 용담유사를 간행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몽양 여운형의 단양 관련 이야기도 재미있다.

몽양 여운형의 작은 아버지 여승현은 일찍이 동학에 입도해 충청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관군과 전투를 벌일 정도로 동학에 깊숙이 관여했다.

작은 아버지에 이어 아버지, 조부 형제들도 모두 동학에 입도 활동했다.

몽양 여운형이 9세 때인 1894년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났으며 이해 농민혁명군이 관군에게 패하게 되자 몽양의 가족은 고향 양평을 떠나 단양 산골로 피난을 오게 된다.

후에 사태가 진정되었을 때 조부와 부친은 단양에 영주할 생각이었으나 여장부인 몽양의 모친이 궁벽한 산골에서 자식교육을 시킬 수 없다며 슬하의 2남 1여를 데리고 1896년 먼저 고향인 양평으로 돌아갔다.

이에 남은 가족도 할 수 없이 몽양 여운형의 모친을 따라 양평으로 돌아갔다.

이때 몽양 일가가 머물렀던 곳이 큰할아버지가 터를 잡고 있던 대강면 남천리로 추정된다.

남천리는 당시 단양군 남면 지역의 끝 마을로 소백산 아래 자리해 예나 지금이나 번화한 곳에서 보기에 아주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다.

동학은 단양에 있어 커다란 의미가 있다.

동학의 창도자 수운 최제우 생전에 전국에 13개의 접을 설치했을 때 단양도 여기에 포함되어 민사엽 접주가 임명된 바 있다.

민사엽 접주는 충주 청풍의 동학군과 합세해 단양군수 조의동을 축출했다.

이 같은 사실들로 미뤄 동학 초창기 단양에는 동학교도들이 득세했던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