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구~구 구~구! "
산비둘기가풍년 가을이 왔다고 즐거운 비명을 지르면서 힘차게 울어 댄다.
그러나 산비둘기도 새대가리인지 몇천년을 구구거리면서 구구단을 외웠건만 아직도 못다 외웠는지 아가리를 벌렸다 하면 구~구 구~구거리면서 구구단을 외운다.
비둘기!
비둘기는 비둘기목과의 조류로서 무척이나 빠르게 날으는 날렵하면서도 멋스럽게 생긴 새다.
비둘기는 야생 멧비둘기와 집비둘기 두 종류로 나누는데 성질이 온순하여 길들이기가 쉬운 새다.
비둘기는 전 세계에 널비 분포 되어 있는 조류로서 그 종류만도 30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크기는 대부분 까치만 하지만 예외종도 있다.
다이아몬드비둘기는 참새처럼 작고 왕관비둘기는 칠면조 만큼이나 큰 놈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류는 고작 다섯 종류만이 서식 한다고 한다.
첫째 종류로는 집에서 기르는 양비둘기(집비둘기)인데 암수 모두 부리는 검고 머리와 얼굴 은 회색빛을 띠며 목과 가슴에는 윤기가 흐르는 청색빛을 띠고 있고 배와 옆구리는 회색이며 다리는 붉은색이다.
둘째 종류로는 잿빛의 갈색을 띠고 있는 산비둘기(멧비둘기)인데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되 있는 텃새로서 잡식성에다가 어린 새까지 잡아 먹기도 해서 일명 사냥새라고도 한다.
셋째 종류로는 검은색을 띠고 있는 흑비둘기다.
흑비둘기는 천연기념물 215 호로 지정된 비둘기로서 그 수가 적어 보기가 어려운 희귀한 비둘기다.
흑비둘기는 내륙에는 서식하지를 않고 후박나무 동백나무가 자생하는 남해안 섬에 주로 서식하는 텃새다.
특이한 점은 다른 비둘기들은 한배에 알을 두 개씩 낳는데 흑비둘기만은 한배에 하나의 알을 낳고 부리는 청색이고 다리는 붉은색이다.
넷째 종류로는 염주비둘기다.
염주비둘기는 목에 검은 띠를 두르고 있는데 주로 애완용으로 기르는 비둘기인데 예전에는 전국에 많이 서식했다는 기록은 남아 있는데 지금은 멸종이 됐는지구경조차 할 수 없는 희귀비둘기다.
마술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흰비둘기도 염주비둘기라고 한다.
다섯 번째 종류로는 녹색비둘기가 있다.
녹색비둘기는 그 수가 매우 적어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비둘기다.
녹색비둘기는 우리나라에서는 귀하지만 일본 홋가이도나 규슈지방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비둘기를 잘 관찰해보면 비둘기는 다른 조류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다른 조류들은 알에서 새끼가 태어나면 곧 바로 어미가 벌레를 잡아다가 키우지만 비둘기만은 절대로 벌레를 잡아다가 키우는 것이 아니고 곧 바로 입에서 밀크 같은 것을 토해내서 새끼에게 먹여 키운다고 하는데 이 밀크는 입 속의 멀떠구니가 벗겨진 것으로서 포유동물의 젖 만큼이나 영양가가 높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비둘기는 물을 먹는 것도 다른 새와는 다르게 먹는다.
다른 조류는 병아리처럼 물 한 모금 입에 물고 하늘을 쳐다보며 먹지만 비둘기는 부리를 물속에 쑤셔 박고는 빨아 먹는다고 한다.
전화기를 발명하기전까지는 비둘기는 귀소본능과 방향감각이 뛰어나기에 통신수단으로 많이 이용했기에 칙사대접을 받든 시절도 있었는데 지금은 호랑이 담배 먹던 옛이야기가 돼 버린지 오래 됐다.
비둘기는 병에 강하고 번식력 또한 매우 왕성한 조류라서 매가 많이 잡아 먹어도그 수가 줄어들지를 않는다.
한 때는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라고 인간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적도 있었다.
1988 년 제 24회 88 서울올림픽 개막식 축제 때는 자유의 상징인 비둘기를 수천마리나 날려보내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았지만 그 때 방사한 비둘기는 다시 회수를 하질 않고 그대로 방치해서 지금은 그들이 수가 백만마리나 된다고추정한다.
무지몽매한 지도자들은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생태계에 대한 연구도 없이 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서 그렇게나 많은 비둘기를 방사하드니 24 년이 지난지금 번식력이 강한 비둘기는 우리에게 크나큰 피해를 주는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다른 조류보다 병균 또한 가장 많이 지니고 있다는 비둘기라서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지도 모를 일이다.
특히 조류들은 아무곳이나 마구 배설을 하기에 자유의 상징인 비둘기가 이제는 골치덩이로 전락했다.
지금이나 내 어린시절이나 멧비둘기는 농사를 짓는 농부들에게는 익조가 아니라 골치덩이인 해조다.
곡식(콩,옥수수.수수,기장,조,땅콩)이나 곤충이나 풀씨앗을 먹고 사는 잡식성인 산비둘기는 봄에 씨앗을 파종할 때나 가을에 곡식들이 영글어 갈 때면 멧비둘기로 인한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멧비둘기 울음소리를 듣고 있으려니 산비둘기 때문에 봄에 씨앗을 몽땅 파 먹어서 산비둘기를 잡든 옛일이 엇그제 일처럼 아련히 떠 오른다.
특히 봄에 씨앗을 파종할 때면 멧비둘기는 귀신 같이 곡식 냄새를 맞고는 모두 꺼내 먹는바람에 수수, 기장,옥수수농사를 망친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럴 때면 농부들도 그저 당하고 있지만은 않고 멧비둘기를 잡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를 않는다.
그해도 뒷골밭에 수수와 기장을 심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싹이 올라올 때가 됐는데도 싹은 가물에 콩나듯 오다가다 한 두 개씩 올라오고 잡초만 무성하게 올라 온다.
주위를 살펴보니 산비둘기가 밭을 온통 갈아 엎듯 파뒤집어 놓고는 씨앗을 몽땅 꺼내 먹은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급히 씨앗을 구해서 다시 파종을 해보지만 결과는 불을보듯 뻔했다.
아버지도 산비둘기 때문에 수수 농사를 망치게 되자 산비둘기를 원망만 할 뿐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속만 태우신다.
고민 끝에 산비둘기나 꿩, 산토끼 같은 산징승을 잘 잡는 친구에게 물어보면 혹시나 뾰족한 수가 있을 것 같에서 밤이 깊었지만 덕배네 집을 찾아갔다.
살랑살랑 옷깃을 스치는 봄바람 속에는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꽃 향기가 코를 찌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