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大暑)는 24절기 중 12번째 맞이하는 절기다.
글자 그대로 일년 중 더위가 가장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대서(大暑)는 대한(大寒)이 지난지 꼭 반년 만에 돌아오는 절기다.
이 때가 되면 가마솥 불볕 더위는 세상을 통째로 구워 삶을 듯 기승을 부려서 찜질방 업주들이 울상을 짓는다.  
밤에도 열대아현상으로 숙면을 취 하질 못 하기에 낮이면 꾸뻑꾸뻑 약 먹은 병아리처럼 졸기 일쑤다.
그래서 대서에는 돌멩이도 크고 소 뿔도 녹는다는 옛말이 생겨 났나보다.
인간들은 덥다고 헉헉대지만 그러나 찜통더위가 결코 우리에게 나뿐 것만은 아니다.
들녘의 오곡들은 찜통 더위를 먹고 알차 게 영글어 가기 때문이다.
이 때가 되면 농사의 흉,풍은 거의 결판이 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기에농부들은 더울 때는 별로 할 일이 없어서 아침,저녁으로 어정거리면서 잡초나 뽑고 논두럭, 밭두럭이나 깎는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낮에는 시원한 정자를 찾아가서 생활에 필요한 멍석이나  삼태기 종다래끼등등을 만들기도 하고 쟁기나 지개를 만들면서 하루를 보낸다.
그래서 이 때를 일컬어서 어정칠월이라고 한다.
어정칠월 !
풋풋하고 넉넉한 시골의 인심만큼이나 정감어린 어휘가 아닌가?
어정칠월을 생각하노라니 지금은 옛이야기가 된 인정이 넘쳐흐르던 옛 고향이 그리워지면서 시골의 향수가 떠 오른다. 
가을의 문턱인 입추를 코 앞에 둔지라 더위도 마지막 발악을 하듯 연일 가마솥 불볕을 쏟아내려 시골 들녘은 피 끓는 젊은이처럼 날로 짙푸르러지면 메뚜기도 오뉴월이 한 철이라고 벼 잎을 먹고는 토실토실 살이 오르고 수박과 참외는 풀풀 단내음을 풍겨 아이들 목젓을 녹이고 어느새 할아버지가 된 옥수수는 길다란 수염을 늘어트리고는 꽃가루를 날리면서 먼저 어른이 됐다고 헛 기침을 해 댈라치면" 맴맴맴!"" 찌울!찌울!찌울!" "쓰르르르!쓰르르르!쓰르르르!" 매미들도 제 세상을 만난듯 경쟁하듯 울어대며 귓청을 찢고 부끄러움도 모르는듯 배꼽을 드러낸채 담장에 올라 앉은 호박도 가마솥 불볕더위를 머금고는 물동이를 닮아 가고 햇님을 사랑하는 해바라기는 햇님을 따라가다 모가지가 부러지고 천둥 벌거숭이 고추잠자리는 장대 끝에 앉아서 꾸뻑거리고조노라면 길고 긴 여름 날은 그렇게 저물어 간다. 
해가지고 땅거미가 내리면 강물이 흐르듯 하늘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은하수 별빛따라 장가들러 가는지 반디불이는 청사초롱을 앞세우고는 나래짓이 바쁠 때면 바늘 가는데 실따라 가듯 이름모를 풀벌레들은 자지러지 게 풍악을 울린다.
풍악 소리에 잠이 깨인 박꽃은 지붕에 올라 앉아 소복한 여인인양 서기하듯 하얀 꽃을 피우고 "또드락!또드락! 또다다닥!또다다닥! " 다듬이 방망이 소리에 여름밤은 또 그렇게 깊어 간다.
생쑥으로 모깃불 놓고 눈물 콧물 흘리면서 저녁상을 물리고는 찌든 땀을 씻으려고 앞 개울로 나가니 먼저 온 친구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개울에 뻐질러서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거시기도 무더위에 갖혀서 더위를 먹다가 자유를 찾아서 기쁜듯 용트림을 하면서 덜렁덜렁거리는데 마치 거시기 시합이라도 하자는듯 껄떡거린다.
" 야들아! 잠깐만 있어 봐라 우리 누구 거시기가 큰지 한 번 대 보자 "   내가 옷을 벗고는 거시기를 앞세우고 개울로 들어서자" 이 자식이 더위를 먹고 머리가 돌았나? 대보기는 뭘 대보자는 거야? "
상길이는 거시기가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양 손으로 감싸고는 한 발 물러서면서 기절초풍을 한다.
" 야! 남자들끼린데 뭐 어떠냐 그러지 말고 한 번만 대보자 "
" 너 변태냐? 뭐 대 볼 것이 없어서 거시기를 대 보자는 거냐? 헛 아가리질 그만 하고 얼른 ?기나 해라 "
" 상길아! 니 거시기 더위 먹었냐 어찌 그렇게 축 늘어져 있냐?  앞집 정순이가 보며는 다듬이방망이 하겠다고 떼 가려 하겠다."
" 육실할 놈! 정순이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안 떼 준다  나는 고히 모셔 두었다가 씨할거니까 떼 주고 싶으면 니놈 것이나 떼 줘라 " 
" 정애는 나도 싫고 니 여동생이 떼 달라고 하면 얼른 떼 주지 "
" 내 여동생이 니놈 것인줄 알면 개나 먹으라고 던져 줄 것이다 "
" 썩을놈! 네 놈이 여동생 마음을 어찌 알겠느냐 아마도 내 것을 보면 보따리 싸들고 시집 온다고 난리법석을 떨 것이다 "
" 만약 그런다면 밥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 "
" 그런지 안 그런지 한 번 물어볼까? "
쓰잘때기 없는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껄껄거리고 목욕을 하고 있는데" 오빠! 오빠! "누군가 어둠속에서 오빠를 찾는데 모습은 보이질 않고 목소리만 들리는데 상길이 여동생 목소리 같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그 짝이다.
" 상길아! 니 여동생이 내 거시기 구경하러 온 것 아닐까? "
" 시러베 잡놈 같으니라구... 니 거시기는 떼 준데도 개 먹으라고 던져 준다니까  왜 자꾸만 헛아가리 질이냐 "  
" 개를 줄지 소를 줄지 아니면 나를 따라 올지 한 번 물어 볼까? "
상길이 여동생 목소리를 들은 내 거시기는 주책 없이 뻣쭉 일어 선다.
" 상길아! 왜 찾아 왔는지 나가서 물어볼까? "
거시기를 앞 세우고는 개울 밖으로 나가려 하자" 야 이 오살할 놈아! 남자는 거시기와 혀는 늘 조심하라는 옛 말도 모르냐? "
" 헛 소리 그만 하고 망신 당하고 싶지 않으면 얼른 거시기나 감춰라 "
" 야! 여름철 물가에 거시기는 개 거시기라는데 감추긴 뭘 감춰 이 놈도 니 여동생 목 소리를 듣고는 좋아서 끄떡 거리는 것 좀 봐라 " 
내가 주접을 떨자 상길이는 몽돌을 몇개 주어 던지는데 하필이면 거시에 정통으로 맞아았다.
개울 바닦에 엎어지도록 아프지만 아프다 소리도 못 하고 개울에 엎어져서 설설매는데" 상길이 오빠! 빨리 나와 봐요 "  다급한 여동생 목소리에 상길이는 번개불 치듯 옷을 꿰면서" 상은아! 무슨 일 있냐? "
" 오빠! 급한 일이에요 빨리 나와 봐요  "급하다는 소리에 바지만 입은 상길이가 천둥에 놀란 개 뛰듯 뛰어 나 간다.
" 급한 일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일까? "
" 며칠 전 상길이 아버님께서 토사광란으로 저승 문턱에까지 갔다가 겨우 돌아오셨는데 다시 편찮으신 것 아닐까? "
덕수가 방정 맞은 소리로 씨부렁 거린다.
" 야! 그렇다면 우리도 가 봐야 하잖아? "아픔을 겨우 참고는 구시렁 거리는데 여동생을 만나러 간 상길이가 다시오면서" 야! 빨리들 나와 봐라 큰 일 났다 "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큰 일 났다고 빨리 나오라고 호들갑을 떨어 댄다.
" 무슨 일인데 그렇게 호들갑을 떠냐? 혹시 아버지께서 또 편찮으시냐? "
" 그 게 아니구 장씨네 수박밭에 도둑이 들었데 "
" 뭐! 장씨네 수박밭에 도둑이 들었다구? "
" 장씨는 뭘 하시길래 도둑이 들었데냐? "
" 장씨는 집안에 초상이 나서 가셨데 " 
" 해거름에 옷 갓 하고 가시더니 그래서 가셨구나.... "
그렇다면 누군가 그런 사실을 미리 알고는 서리를 하러 온 모양이다.
그런줄 알았으면 우리가 먼저 갈걸하는 아쉬운 생각이들면서 월척을 놓친 것만 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