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중학교장. 수필가

이 성 범

어쩌면 우리 인간의 행동은 하나의 자극에 의해 수동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존재가 아니라, 다양한 환경의 변인들이 순간순간 관여하고 있기 때문에, 자녀 양육 문제에 있어서도 수학공식처럼 일정한 법칙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세상 어디에도 우리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완벽한 부모도 없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들이 원하는 부모도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만일의 경우에 보호해 주고, 나를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부모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우리아이의 마인드와 트렌드를 이해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자녀를 이해하려고 노력할수록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점점 깊어지고, 그 사랑이 깊어질수록 부모는 자녀를 더욱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완벽을 요구하는 부모에 반감은 당연

언젠가 들은 이야기이다. 저희 남편은 조그만 일에도 완벽을 기해야 합니다.
집에서도 청소 상태를 일일이 다 신경을 쓰고 조금이라도 먼지가 묻어 있으면 다시 하라고 소리를 칩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모든 상황에서 완벽을 요구합니다. 조금만 잘못해도 야단을 치고 '이것도 못하느냐'고 아우성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버지를 피하고 아버지가 집에 들어오시면 불안 해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도 조그만 일에까지 신경을 많이 쓰고 완벽하게 하려고 늘 애씁니다. 그러다가 조그만 실수라도 하면 밥도 먹지 않고 자기 방에서 나오지도 않습니다.
남편의 성격이 아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 같고 아이들도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됩니다. 라고 하는 말을 말이외다.
그렇다. 완벽주의는 지나치게 꼼꼼하고 철저하며 결코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말한다.
자기 자신은 물론 타인에 대한 기대와 기준이 매우 높기 때문에 특별히 잘 한 경우가 아니면 마음에 차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실수 없이 잘 하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태도와 행동이 인간관계를 파괴하고 자기의 행복을 방해할 만큼 지나치다는 것이 문제다. 무릇 완벽주의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태도나 사용하는 언어 중에는 항상 “더(more)”라는 암시적인 메시지가 있다. 더 노력하고 더 잘하면 칭찬해 줄 거라는 메시지다

아이에게 완벽한 요구보다는 사랑으로

그런데 일찍이 심리학자 위니컷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엄마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완벽한 것은 인간의 심리적 잣대로 보았을 때 지나친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자녀에게도 완벽한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에게 완벽을 요구하는 대신 사랑으로 돌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수용하고 격려하는 부모가 바로 아이가 원하는 현명한 부모라고 역설한 적이 있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진정 우리아이가 바라는 부모는 어떤 분이실까. 아마도 아이를 통제하려는 완벽한 부모보다는 지극히 정성을 쏟는 충분히 훌륭한 부모가 우리 아이에게 더 좋은 부모가 아닐까 말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