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문화의 개선으로 단양지역에서의 상장례요가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시골지역에는 아직까지 상여를 모셔놓은 곳집이나 마을의 공동상여가 있고 더러 선소리꾼도 있지만 가족중심의 단출한 장례문화의 거센 물결에 휩쓸릴 날도 머지않았다.

단양군 영춘면 지역에는 나름 유명한 선소리꾼으로 사지원 1리 고종식(66세), 백자리 김완우(71세), 상2리 김주호(54세) 씨 등이 있어 희미해지는 단양의 상장례요를 아직은 구전으로 전하고 있다.

비 오는 날 일손을 놓고 있는 고종식 씨를 찾아 회다지 소리를 요청하였더니 달구소리 ‘에 호 달구야’, 종종달구소리 ‘에이여리 달구’, 유화달구소리 ‘오 호 어 야 에화 유하 다래’로 장마철 큰물 나가는 형국인양 시원하게 넘어간다.

고 씨는 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근방에 상이 나면 선소리꾼으로 불려 다닌다.

성격이 털털하고 상례에 밝고 사설과 소리가 좋아 선소리꾼은 물론이며 호상 역할까지 하다 보니 장사 집에서 인기다.

고 씨는 초등학교 다닐 때 동네 주민 고 김상득 씨의 소리를 듣고 배움의 충동을 느꼈다고 하며 26세 되던 해 역시 동네의 소리꾼이던 고 정해원 씨에게서 소리를 배워 이듬해부터 요령잡이를 시작하였다고 하니 선소리꾼 경력만 39년이다.

곳집이 잠겨있어 마을 공동상여를 볼 수 없었지만 선소리꾼 고 씨의 상여 설명은 이어진다.

예전에는 대틀이라는 큰 상여를 맸는데 대틀에 32명, 혼백을 싣고 상여에 앞서가는 요여에 2명, 과객(선소리꾼) 1명으로 모두 35명이 필요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젊은이들이 빠져나가고 상례문화가 간소화되면서 상여도 크기가 줄어 상두꾼 10명에 선소리꾼 1명이면 가능한데 이마저도 성원이 어렵다고 한다.

최근 3~4년 상간에 상갓집 초청 건수도 많이 줄었다. 과거에는 연간 50~60회 정도 불려갔는데 요즘은 20~30회 채우기도 힘들다며 “아마도 내가 이 마을 마지막 선소리꾼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근방 선소리꾼으로 고종식 씨 외에도 백자리 김완우씨와 상2리 김주호 씨가 있다.

고 씨의 소개에 따르면 김완우 씨의 경우에는 18살 때부터 동네 어른들이 불러내어 요령을 쥐어 줄만큼 소리가 좋았다고 하는데 지금은 기력이 부쳐 활동을 많이 못한다.

또 비교적 젊은 층으로 분류되는 김주호 씨는 타고난 소리 감각과 뛰어난 기억력으로 어른들의 소리를 귀로 들어 익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