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행은 몽골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기 위해 첫날 투숙했던 호텔로 향했다. 몽골인 벨 보이가 구면이라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우리들은 고향 까마귀라도 만난 듯, 서로 아는 체하며 인사를 건넸다. 서로간의 인종과 언어와 국적 및 문화는 달라도 결국 전 세계인은 하나인 것 같다. 거의 새벽 1시가 되었는데도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방에서 소주파티를 하며 그동안 체험했던 일들을 추억하고 웃고, 농담하며 몽골에서의 마지막 밤의 끝자락에 매달려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있었다.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트라 시내를 관광 하였다. 울란바트라란 우리말로 영웅을 뜻하는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란다. 몽골은 사회주의 국가이므로 사회주의 국가마다 일률적으로 건축 배열의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미음(□)자 모양으로 건물을 배치한다고 하는데, 몽골 역시 같았으며시내 중심가에는 수하바트라 광장에 말을 탄 장군 모습의 동상이 서 있었다. 수하바트라 장군이 1921년 중국으로부터 몽골을 독립 선언한 기념으로 세운 동상이란다.

그 옆에 정부종합청사가 있고 출입구 앞에는 징기스칸 동상이 있었다. 그리고 종합문화회관, 러시아의 영향을 받은 오페라하우스, 외무부, 미니 두바이 건물을 모방하여 축조 중인 오피스텔, 그 옆에 우체국, 증권회사(한국인이 인수). 은행, 시청, 노동조합, 역사박물관 등이 광장을 중심으로 둘러 쌓여있어 역시

권력의 심장부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느낌이 든다. 미니 두바이 건물도 한국인이 건축하고 있었으며, 이 외에도 아파트를 비롯한 각종 건축물들이 한국인들 손에 건축되고 있었다.

우리는 역사박물관에 입장하였는데, 입구에 “한국의 궁궐”이란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었다.  한, 몽 수교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문화교류를 하는 것이란다. 역시 우리나라와 몽골과는 형제 국가임을 부인할 수 없는 것 같다. 박물관 내에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관련된 여러 가지 유물과 유품 등이 3층 규모에 10개의 전시실을 갖추고 몽골의 전통문화, 생활, 풍습을 시대별로 전시되어 있었다. 몽골인들의 조상은 늑대와 사슴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단군신화와 비슷한 내용이다.

그래서 전시된 내용물 중에 제주도의 돌하루방 처럼 “사슴석”이라는 돌이 있었다. 몽골인들은 자신들을 푸른 늑대들의 후예라고 부른다고 한다. 박물관 2층에는 몽골인들의 복장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옛날의 남자들의 필수 소지품은 칼, 담뱃대, 부싯돌, 상아젓가락, 코담배 통 등이었고, 그 중 코담배 통은 남자의 상징물이라 한다. 또한 여자들의 복장은 화려하고 아름다웠으며 부족들만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었다.

전시장 내에 마두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여기에도 전설이 있었다. 평소 사랑하는 여인과 만나기 위해 타고 다니던 말이 갑자기 죽음에 이르자 주인이 이를 잊지 못해서 애마 비슷하게 악기의 상부에는 말 머리 모양을 만들고 말총으로 두 가닥 줄(현)을 연결하여 활대로 현을 긁어서 말소리 비슷하게 낼 수 있도록 만든 악기란다. 역시 말을 사랑하는 민족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