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도시가 변하고 있다.

단순히 건물과 시설물이 새롭게 들어서므로 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그 도시의 특색과 전통성을 살려 부각시키는 것이 도시 공공디자인이다.

특히, 유행이나 트랜드에 맞추기 보다는 시민의 안녕과 행복과 같은 사회문화적 가치를 추구한다. 따라서 공공시설물을 설치하거나 공공 공간의 개발, 공공시각매체의 제정에 있어 그 도시의 환경적 특성과 지역 문화적 요소를 반영해 이용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여나가려는 창의적 노력인 셈이다.

도시디자인의 정답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일본 요코하마를 가보라는 말이 있다.

요코하마시는 건물의 색상과 소재 형태 등을 공공 디자인을 통해 조절함으로써 도시 전체의 경관을 바꿔놓은 대표적 도시다.

2차 대전 이후 황폐화 돼 있던 도시를 바꾸기 위해 1973년 시청에 디자인실을 설치해 디자인을 도시 계획 정책의 최우선으로 삼았던 것이 그 출발점이다.

중소도시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제천시는 2002년부터 ‘꿈의 도시’ 사업을 추진해 오다 최근에 공공디자인 사업을 표방 순수민간인으로 구성된 ‘제천시건축문화공간디자인심의위원회(이하 디자인시민위원회)를 구성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9일 저녁 제천시 청전동에 위치한 제천디자인센터에서는 첫 사업심의로 ‘제천시 도로정비사업에 대한 시민제안 심의가 열리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 관심을 모았다.

제천디자인시민위원회 김대환 위원장에 듣는다.
                                                                                                                            -편집자 주-


제천디자인시민위원회 김대환 위원장 프로필

제천디자인시민위원회 위원장에 위촉된 김대환씨(45)는 순수 제천출신으로 1990년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도미 UCLA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했으며 현재는 그래픽, 브랜드, 멀티미디어 디자인 회사인 Design Matters 대표로 시.공(視.空)을 넘나드는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호서대 시각디자인 강의를 비롯 경기대, 건국대 출강과 더불어 주식회사 모나미, 현대자동차, 스카이라이프, NHK, KBS 등 기업 브랜드와 방송사 그래픽 디자인 프로젝트에서 핵심을 맡았었다.

특히, 미국에 체류 중이던 1997년엔 현대자동차 CI 작업에 참여 현재의 현대자동차 로고를 완성했다.


고향에서의 공공디자인 사업에 참여하게 된 배경과 전망에 대해

지난 2002년 YTN에서 요청이 들어와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를 알아본 고향 분들이 많이 계셨고 귀국해서 매월 한 두 차례 제천을 다녀갔는데 제천시가 그때부터 꿈의 도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어 지난해 제천디자인센터 운영 추진을 알았고 제천시 건축팀에서 위원장을 제의, 기꺼이 고향을 위해 일할 기회라 여겨 수락했다.

무엇보다 소도시인 제천시가 국내 처음으로 순수 민간기구인 제천시건축문화공간디자인위원회를 구성했다는 자체에 놀랐다.

물론 디자인을 공부한 전문인으로서의 관심이 첫 번째지만 사실 공공디자인은 우리나라 전역에 적용해야 할 미래라 생각한다.

앞서 밝혔듯 제천에서 시작된 것에 고무돼 있지만 사실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적극적인 시민의 의사 참여로 결과물을 얻어 내야 하므로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난 제천이 반드시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 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시민의 마음가짐이 바뀔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고 제천의 변화하는 모습이 상상된다.

디자인심의위원회는 운영위, 교육위, 예능위, 건축.문화위 등 4개 분과로 조직돼 이들 각 분과가 조화롭게 운영돼야만 하나의 작품 즉 세계적인 도시가 탄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시민들에게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를 알리는 일이 중요하며 결국 도시 디자인은 그 혜택이 시민에게 돌아가는 것임을 주지시키는 일이 급선무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서울의 일부 초.중학교에서는 정식 과목으로 디자인을 채택한 학교가 있다. 단지 디자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예술과 산업미술을 자연스럽게 접목시켜 어릴 때부터 공공디자인을 배우게 하자는 데 목적이 있다.

이렇듯 어릴 때부터의 교육은 결국 의사소통이 잘되는 디자인을 실생활에 적용하자는 데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고 본다.

제천디자인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게 되는지?

도시의 전통적 이미지가 상실되는 공공디자인은 기형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제천이 아랍의 두바이처럼 마천루 같은 고층빌딩이 들어선다고 훌륭한 도시가 될 것이냐는 거다. 제천은 제천다워야 한다. 제천의 가장 큰 특징은 청정한 이미지다. 제천의 근교는 전원적 풍광이 어우러지고 작은 도심이지만 시내 중심부분은 활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도 난 제천이 적어도 도시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가 분명 있으며 속이 꽉 찬 도시라 생각한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디자인적 접근으로 이루는 도시 활성화다. 그래야만 제천이 값어치 있는 특징을 갖게 되고 그래서 타 지역 사람들이 제천을 방문했을 때 제천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보여주고 모델로서의 기능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미국 회사에 근무할 때다. 유럽으로 출장을 가기 위해 아시아나를 이용한 적이 있다. 이 때 기내식으로 튜브형 고추장이 나왔는데 자세히 보니 내 고향 남제천농협에서 만든 것임을 알았을 때 깜짝 놀랐고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이처럼 작은 것 하나하나가 제천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있음을 깨달았다. 작은 것들을 모으고 제천의 정통성을 찾아 이미지를 만들어 가는 것, 제천의 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것 이런것들이 공공디자인이라 생각한다.

또 하나 2010년 제천한방엑스까지 2년 남짓 남았다. 한방엑스포는 제천의 이미지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한방엑스포와 공공디자인의 접목 역시 중요한 과제로 삼을 것이다.

이밖에 칠성봉, 의림지 등 제천의 상징을 갖고 있는 것들을 대상으로 고유한 제천의 모습을 되찾고 다듬는 것, 지역의 역사관 재정립 등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자료구축을 통해 제천의 브랜드로 만들어 가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