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제천내토중학교장

 이 성 범

 
문학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보자. 그것은 문학의 효용성을 말함이다. 문학이란 과학적인 지식도 아니며, 경제학이나 사회학 같은 사회발전을 위하여 직접 소용되는 것도 아니다. 옛날부터 많은 사람들이 문학이 즐거움을 주는 것이냐 아니면 교훈을 주는 것이냐 하는 문제를 가지고 논쟁을 해왔다. 분명한 사실은 문학은 확실히 일종의 즐거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문학은 알아야 할 대상이 아니고 즐거움이다. 우리가 알고 가르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문학은 우리가 가까이 하고, 정열을 쏟고, 사랑해야 할 예술이다.

문학은 마음을 움직이는 그 무엇이다

무엇보다도 문학의 기능 가운데 교시적 기능과 쾌락적 기능은 분명 그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무릇 문학은 언어의 구체적인 형상화를 통하여 인생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제시하고, 그 위대한 사상을 정서화 시켜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학적 기능이 편중적으로 극단화될 때는 커다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그런가하면 교시적 기능의 경우 또한 문학의 역할을 사회개혁이나 이데올로기의 전파, 교육적 계몽적 수단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선전문학, 목적문학, 어용문학 등으로 전락할 염려가 있다.
 일찍이 영국의 드킨시는 문학을 지식의 문학과 힘의 문학으로 나누고, 앞의 기능은 가르치는 일이요, 뒤의 것은 감동시키는 일이라고 하면서 문학은 직접적으로 가르치고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공감력에 의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는가 하면 
괴테는 "위대한 작품은 우리를 가르치지 않고 우리를 변화시킬 뿐이다"라고 말하면서 드킨시의 힘의 문학이 갖는 감동을 우리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감동은 쾌락이며 일종의 카타르시스이다. 이러한 카타르시스는 순화되고 정제된 순수한 것으로 갈등의 해소요, 욕구의 실현이다. 이와 같은 감동을 작품 속에서 만나는 것은 독서의 성공이다.
  그러나 쾌락적 기능의 극단화는 커다란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자칫 관능적이고 원초적인 본능적 쾌락만을 문학이 추구할 때는 상업주의, 소비문학으로 전락하게 된다. 따라서 일회용 문학으로서의 찰나적 인기에 안일하게 편승하기 쉽다는 점이다.

문학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다

위에서 고찰한바와 같이 문학이 교훈적이어야 하느냐, 아니면 쾌락적이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는 동전의 표리와 같은 관계에 있다. 쾌락만을 추구해서도 안 되고 교훈만을 추구해서도 안 된다. 상호보조적인 관계에 있어야 할 것이다. 쾌락과 정서는 필요한 것이나 고상성이 희생되어서는 안 되며 고상성 또한 필요한 것이나 쾌락이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보쌍케의 말은 문학의 즐거움이 고상한 쾌락이 되어야 하고, 문학의 효용성이 미적 진지성과 연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결국 문학은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물론 인간의 삶을 이해하는 데는 문학이외에도 역사가 있다. 하지만 역사는 특수한 사건당사자의 행위를 기록한 '특수성'을 지니고 있음에 비하여 문학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보편성'을 띤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허구인 문학이 사실인 역사보다 더 진실에 가까울 수 있기에 '가공의 진실'이란 말의 뜻을 깨달을 수 있다. 그러므로 문학은 최소한 역사나 철학이 지닌 논리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인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한 차원 높은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