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꽃처럼 아름다워 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꽃을 접습니다”

73세의 노령에도 불구 불편한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이기고 꽃을 접는 박경자 할머니(제천시 청전동)는 꽃을 접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박 할머니는 요즘 몇 년 새 유명인사가 됐다. 방송사들이 앞 다퉈 인터뷰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할머니의 좁은 집은 온통 꽃으로 장식됐다. 잠을 잘 수 있는 침대를 제외하곤 안방을 비롯 거실에 이르기 까지 온통 화려한 꽃으로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꽃 대궐이다.

꽃을 접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하소종합복지관에서 마련한 꽃접기 교실에 등록을 한 후얼마 되지 않아 강사보다 더 예쁘고 정교하게 접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단어가 꼭 맞는 박 할머니는 “처음 13명이 꽃접기를 배우기 시작해 모두 중도에서 포기하고 유일하게 나만 끝까지 남아 수료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 할머니가 접는 꽃은 생화라 해도 믿을 수 있는 정교함을 자랑, 제천시공예협의회가 주는 공예분야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배움에도 열정을 보여 2004년 푸른제천아카데미 전체강좌를 수료 엄태영 시장으로부터 평생학습상을 받기도 했다.

경북 상주가 고향인 박 할머니는 슬하에 아들만 6명을 낳아 모두 훌륭하게 키워냈고 지난 90년 할아버지와 사별 후 6명의 아들 가운데 큰아들이 살고 있는 제천으로 이사를 온 후 특유의 부지런함이 바탕이 돼 꽃을 접는 열정에서 보여주듯 매사에 적극적인 삶을 엿보게 했다.

10년 가까이 수 만 송이의 꽃을 접어 온 박 할머니는 그동안 허리수술과 고관절 수술 등으로 불편함을 이끌고 꽃을 접었고 3년 전 칠순잔치에서 하객들에게 일체의 축의금을 받지 않고 음식을 대접했으며 직접 접은 꽃을 답례품으로 줬을 뿐 팔지도 누구에게 쉽게 선물할 수도 없었다.

200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박 할머니는 한정된 공간이 아닌 개방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다.

또, 박 할머니는 생화에 대한 애정도 남달라 거실 한켠에는 수 십 여개의 화분에 심겨진 이름모를 식물들이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아 무럭무럭 자라고 있기도 해 이 또한 자랑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