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수의 나이에 주민들을 위해 통장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제천시 청전동 37통장 허 정 씨(77)가 1년치 통장수당 240만원 전액을 제천시 인재육성재단에 장학기금으로 기탁해 화재가 되고 있다.

허 씨는 청전동의 서민 아파트인 비둘기 아파트에서 13년째 37통 통장을 맡아 봉사하면서 주민들의 대소사는 물론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데도 앞장서고 있어 청전동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다.

3년 전에는 37통의 반장님들과 협의해 자체적으로 쌀 (10kg) 60포를 모금, 생활이 어려운 70세 이상의 어르신 가정 30가구에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또 청전동 노인회 분회장직도 맡고 있으면서 경로당 회원들의 친목을 위해 지난 10월에는 자비를 들여 청전동 관내 17개 경로당의 회장과 총무를 초청, 강릉으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오기도 했으며 지역의 사소한 분쟁이 있을 시 중재에 나서기도 하는 등 지역의 큰 어른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 세들어 사는 학생들의 가구도 정기적으로 방문해 불편한 사항이 없나 점검하는가 하면 교통정리, 거리 청소, 자연보호활동 등 사소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앞장서고 있는 등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다.

허 씨는 농협에서 13년을 근무하고 퇴직한 후 농협감사 등을 맡아 영농기술 전수에도 힘썼으며 가족으로는 3남 3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6년 전 부인과 사별한 후 지금은 혼자서 생활하고 있다.

허 정씨는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어서 지난 1년 동안 받았던 통장 수당을 모아두었다가 지역 인재를 키우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기탁하게 되었다”며 쑥스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