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내토중학교장

 이  성   범

조석으로 소슬한 바람이 소매깃을 스치고 차가운  기운이 대지를 엄습해올때면 지나온 삶의 여정을 종종 뒤돌아 보곤 한다. 순간 순간 머물렀던 그 자리가 아름다운 자리로 자리 메김을 하기위해 나름대로 숨가쁘게 달려온 시간들이 마치 파노라마(panorama)처럼 뇌리를 스친다.   

 혹자는 이르기를 ‘노래는 부를때까지 노래가 아니며/ 종은  울릴때까지 종이 아니고/사랑은 표현할때까지 사랑이 아니며/ 축복은 감사할때까지 축복이 아니다’ 라고까지 역설한 바 있다.

정말 가슴을 저리게 하는 말이다. 나에게도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면 주위의 분들의 도움으로 축복되는 일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감사하지 못해서 축복을 축복으로 받지못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서 매사에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사는 사람의 삶이 행복해 보이는 지도 모른다. 일례로 브라질 사람들은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가정이나 직장에서 틈만나면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를 외쳐서 인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가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이며 아무리 말수 가 적은 사람도 하루 평균 열 번이상은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란 말을 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미국 사람들 역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 50개를 선별했는 데 그 가운데서도 ‘땡큐(Thank You)가 28%를 차지하여 가장 자주 사용하는 단어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감사가 몸에 배어 있음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는 감사에 대한 표현에 인색한 경우가 많다.

결코 감사를 몰라서가 아니라 우리는 오랫동안 엄격한 대가족제도에서 생활해오는 동안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잘 익숙하지 못해서이다. 하지만 오늘날은 핵가족제도의 전환과 산업사회발달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이제는 어느 곳을 방문해도 쉽게 ‘감사합니다’란 말을 들을 수 있다.

 들을 때마다 참으로 정겨움이 넘치며 사랑의 샘이 솟는다. 그런데 아직도 소수이지만 공공의 장소에서나 길거리에서 상스러운 말을 쉽게 내뱉는 것을 간혹 듣게 되면 민망함을 넘어 당혹스러움마저 느낀다. 같

은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도 어떤 말은 장미꽃처럼 향기가 나는가 하면 어떤 말은 가시처럼 상대방을 찔러 상처를 준다.

우리는 타인의 말에는 쉽게 화를 내고 상처를 받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하는 말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로 인해서 상대방이 깊은 상처를 입고 신음하고 있는 데도 말이외다.

그러나 언젠가는 남을 아프게 한 가시와 같은 말은 자신에게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마치 누에가 자신의 입에서 나온 실로 집을 짓고 살 듯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입에서 나온 말로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것이다. 플로랑스 스코벨 쉰이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했다.

‘남에게 준 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되돌려 받는다. 삶은 부메랑(boomerang)이다. 우리의 생각, 말, 행동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틀림없이 되돌려 받는다. 그리고 그것들은 희한하게도 우리자신을 명중시킨다.

’불평의 말'이든 '감사의 말'이든 언젠가는 메아리가 되어 나의 삶을 향해 돌아온다. 이것이 인생의 법칙이다. 말은 씨가 되고 인격이 되며 그 사람의 삶이 된다. 한마디의 말이 삶에 희망을 주고 인생의 목적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케 하고 인생을 포기하게도 만드는 것이다. 말의 힘은 정말 놀랍다.

한때 베스트 셀러였던  ‘물은 답을 알고 있다’라는 책은 말의 중요성과 그 엄청난 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음은 주지하는 바다. 말 한마디가 사람에게는 물론 물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였는 데 물 한잔을 앞에 놓고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면 물은 가장 아름다운  결정, 즉 완전한 육각수를 만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물을 마시게 되면 우리 몸에 무한한 면역력이 생겨 더욱 건강해진다고 했다.

그러나 물 한잔을 놓고 짜증을 부리고 욕설을 퍼부으면 물의 결정은 산산이 부서져 버려 인체에 해를 주었다고 한다. 더 흥미로운 것은  감사와 사랑중에 어떤 것이 물의 결정을 더 완전한 육각수로 만드는 지 실험을 했는 데 감사의 결정이 사랑의 결정보다 힘과 영향력면에서 두배나 강했다고 한다.

이처럼 사랑보다도 강한힘을 보여 준 감사의 에너지는 우리몸과 마음을 아름다운 육각수의 결정체로 만든다. 결국 감사의 말은 우리 인체를 건강하게 할 뿐만아니라 우리를 행복한 인생으로 만들어 준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루소가 일찍이 감사는 의무이다 라고 갈파한 것처럼 감사합니다 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닫힌 마음을 열어주고 메마른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류의 역할을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인 감사합니다 라고 입술로 날마다 고백하는 사람들로 이사회가 가득 찰 때  우리의 삶은 풍요롭고 더욱 따뜻해지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