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내토중학교장
이 성 범

어느시대 어느사회를 막론하고 행복한 자녀로 기르기 위한 부모들의 열망은 그 어떤 소원보다도 순박하고 순수하며 절절한 것이다.

아무리 세상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변하고 있다고 해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우리 부모도 세상의 변화에 걸맞게 자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지적인 힘을 길러야하고 인내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실천력을 겸비해야한다.

적어도 부모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은  전문가가 되어야한다.

하물며 조각가들이 대리석으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때에도 정성과 창의성 그리고 인고와 헌신이 있어야하는 것처럼 부모 또한 행복한 자녀로 길러내는 일이란 하나의 작품을 창작하는 것 이상의 지혜와 희생 그리고 눈물과 사랑이 요구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행복한 자녀로 키우데 왕도는 없다. 다만 어떻게 하면 우리자녀가 보다 행복해질까 하는 마음에서 몇 가지를 되뇌어보기로 한다.

첫째는 아이는 완벽한 부모를 바라지 않는다. 심리학자 위니컷은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자기들의 부족한 부분을 사랑으로 돌보면서 수용하고 격려하는 부모를 원한다는 것이다.

완벽한 것은 인간의 심리적 잣대로 보았을 때 지나친 결과일 수 있으며 완벽한 부모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자녀에게도 완벽한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둘째는 아이의 단점을 뒤집어 보아야한다.

세상에는 완전한 단점도, 완전한 장점도 없다. 동전의 양면처럼 단점이 장점으로 보이기도 하고 장점이 단점으로 보이기도 하는 법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단점이 보인다고 해서 성급하게 나무라거나 함부로 말해서 아이마음에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카를 융이 어렸을 때 난폭하게 구는 부잣집 아이를 흠씬 때려준 적이 있었다고 한다. 융이 “내가 잘못 했어요”라고 빌었지만 어머니는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지적하기는 했어도 “너는 착한 아이다”하면서 오히려 위로했다고 한다.

아이가 가진 단점도 장점으로 볼 수 있는 부모의 슬기로운 시선이 아이의 품성을 구기지 않고 개성을 계발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예로부터 칭찬을 많이 하면 교만한 아이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오죽하면 ‘예쁜 아이 매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아이는 떡 하나 더 준다’는 말까지 있을까.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칭찬과 격려는 아이의 그릇된 행동을 변화시키며 바람직한 행동은 더욱 강화시킨다.

아이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칭찬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 아이들은 계속해서 그런 행동을 하려 한다. 나중에는 부모의 칭찬과 격려가 없어도 바람직한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진다.

아이가 작은 일 하나라도 바르게 행동했다면 지금 당장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한다. 그러면 아이는 더욱 바른 행동으로 부모의 칭찬과 격려에 보답할 것이다.

네째는 유머감각 있는 아이가 행복하다.

부모가 유머 감각이 있어 다른 사람의 마음에 평안과 위안을 준다면 아이 역시 다른 사람에게 행복과 여유를 전달하는 사람으로 자랄 수 있을 것이다.

웃음과 유머 감각은 실로 위대한 역할을 한다. 일례로 미국에서 가장 친절하고 재미있는 간호사였던 패티우튼은 환자들의 절망과 우울 그리고 그들을 돌보는 간호사들의 스트레스를 없애는 유일한 방법은 ‘웃음’ 이라고 믿어 그녀는 평생 간호사로 일하며 환자들에게 특유의 유머 감각으로 웃음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다시금 생각해 본다.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지만 그 완성은 환경에 의해서 이루어진다고 하는 말처럼 우리자녀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꽃과 열매를 맺게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부모도 잘못된 관념을 과감히 버리고 자녀의 눈높이 뿐 만 아니라 내면의 마음까지 읽을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자녀는 더욱 행복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