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호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

중국의 호남성 상담에서 문연주석(우리의 예총회장, 그곳에서는 공무원) 및 여러 요직을 두루 맡아서 소위 이름 있는 조지초(趙志超)선생으로부터 그의 저서인 운재시초(耘齋詩草)한권이 보내져왔다.

곳에서의 그분의 영향력으로 보아 매우 다량의 부수로 발간되어 상탄시는 물론 호남성과 중국 여러 곳으로 보내져 읽혀지고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책이었다.

그런데 그 책의 한 도판에는 제천시청 현관 앞에서 엄태영 시장과 함께한 기념사진이 실려 있고, 중간 부분에는 제천을 다녀간 소회의 시 4수가 실려 있었다.

주로 청풍호반에서의 감상 이기는 하지만 우리 제천이 근세 중국의 서화계 자존심인 제백석과, 혁명가인 모택동의 고향인 상담에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는 점은 국제화 시대에 의미 있는 일이 아니랴 싶었다.

조지초 상담의 문연 주석은 3년 전(2007년) 제천예총에서 주관하는 제4회 옥소예술제에 7명의 단원과 함께 초청되어 참관한 적이 있다.

이 때 우리는 충분하지는 못하였지만 성의껏 대접을 한 적이 있었다.

이들은 5일간의 제천체류기간동안 청풍일원과 옥소선생 유적지를 둘러보고, 합동서화전 및 여러 행사에도 참관하고서 역사의 인물을 발굴하여 예술제를 이어 오고 있는 우리의 저력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여러 차례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다.

자기들은 세계적인 서화계의 자존심으로 여기는 제백석 선생이 나신 곳인 그곳에서 단 한 차례 밖에 예술제를 못하고서 10년 만에야 겨우 2회째 행사를 계획 중 이라고 했었다.

비록 5일간의 짧은 시간 속에서도 제천과 옥소선생의 예술세계를 알려고 책자를 구하기에 열을 올렸던 조지초 주석의 당시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한데 그사이 제천의 풍경을 미려한 문체로 시로 옮겨 중국 땅에 두루 읽히게 하고 있다는 데에 기쁘고 감사한 마음에 이 지면을 통하여 그 전문을 소개하여 보고자 한다.

 (이 한시는 중산중국어 학원 마영령(馬永領) 선생의 노고에 의해 번역되었음을 밝혀 드린다.)                 

1
明月淸風照我心，湖邊別墅似瑤宮。
명월청풍조아심，호변별서사요궁。
명월 청풍이 나의 마음을 비추고,  호수가 별장은 아름다운 궁전과 같네.

堤川堪譽淸?地，四季宜人總是春。
제천감예청량지，사계의인총시춘。
 제천은 가히 천하의 청량한 땅이라, 사계절 좋은 느낌은 항시 봄과 같네.

2
堤川風光美，初來倍覺親。
제천풍광미，초래배각친。
제천의 아름다운 풍광이, 처음 이지만 그 친근함은 고향과 같구나.

樓頭邀皓月，湖畔沐淸風。
루두요호월，호반목청풍。
망루에서 밝은 달을 맞이하고, 호반의 맑은 바람으로 목욕하네.

水沒觀遺迹，正方聽梵音。
수몰관유적，정방청범음。
수몰 이전의 유적을 살펴보고서, 정방사에 오르니 불자들의 염불 소리 귀에 가득하더라.

交流生協定，互訪促聯姻。
교류생협정，호방촉련인。
제천과 상탄 교류의 협정을 맺고, 서로 오가며 우의를 확인하세.

3
兩地本同文，風淸境更親。
양지본동문，풍청경경친。
제천과 상탄은 옥소와 제백석의 예술 기운이 있는 같은 문화권이라, 그 정서가 하나도 낯설지가 않구나.

樽前談?藝，月下論詩人。
준전담화예，월하논시인。
기울이는 술 한 잔속에 그림과 예술이 담기고, 달빛 아래 시인이 되어 이야기는 길어지네.

携手辦聯展，相邀締友情。
휴수판연전，상요체우정。
서로의 우정 속에 한. 중전을 열고, 서로 오가며 변치 않을 우의를 맺으리.

??學韓語，異國有知音。
이하학한어，이국유지음。
그 사이 옹알옹알 한국어가 익혀지니, 나라는 달라도 어느덧 감정이 통함을 느끼게 되는구나.

4
潭城堤市雙相親，書?爲媒結善姻。
담성제시쌍상친，서화위매결선인。
湘潭과 堤川이 서로 마음이 통하게 된 것은, 書畵가 매개체가 되어 오늘에 아름다운 善緣을 맺게 했네.

 
明月淸風斯獨好，齊璜玉所世雙雄。
명월청풍사독호，제황옥소세쌍웅。
明月淸風의 그토록 빼어난 아름다움이 있으니, 제백석 권섭이란 불세출의 두 화의를 떠올리게 하구나.

名家辦展欣爲主，節會簽文互作賓。
명가판전흔위주，절회첨문호작빈。
이젠 후학이 서로 주인이 되어 흔쾌히展示를 열고, 축제에는 서로 초청되어 서로 한마당이 되니 더 이상 무엇을 바라리오.

世代交流情不斷，重洋遠隔誼長存。
세대교류정불단，중양원격의장존。
부디 우리 서로 변치 않는 교류의 정을 통해, 아무리 큰 바다가 가로막혀 있다 해도 우의는 영원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