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제천내토중학교장
 이  성  범

우리의 삶은 어쩌면 다른 사람과의 만남의 연속이다.

작게는 안에서 사랑하는 가족과의 만남이요, 밖에서는 다정한 이웃동네의 식구들과의 만남이요, 사업과 직장에서는 귀중한 고객들과의 만님이요, 동료와 상사와의 만남이다.

이러한 만남은 얼굴의 표정부터 시작하여 마음속에 있는 대화로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 물론 단순한 서로상호간의 일상적인 인사말도 있겠지만 나아가 삶의 질곡에서 해결해야만 하는 복잡한 문제를 가지고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의 장을 노크하기도 한다.

문제 상황에 따라 때로는 부담스럽게 때로는 가볍게 대화의  접근방법도 다양해 질 수밖에 없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어 성공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도 그것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화두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하며 여간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화(對話), 국어사전에 보면 명사로서 마주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이처럼 대화는 언어 사용능력 중 가장 많이 사용되어 지고 있는 것인데도 우리는 만남의 성격에 따라 어려움을 겪곤 한다.
이것을 통해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얼마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누구와 만나고 있느냐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모든 일은 사람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구나 오늘날처럼 급변하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인간관계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혹자는 아무리 뛰어난 귀재라 하더라도 올바른 인간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다 라고까지 역설한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이 직장마다 연수를 통한 인력마인드를 재창출하기 위하여 아예 인간관계론의 한분야인 스피치론을 개설해 이수하도록 제도화 시킨 것은 이미 오래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자신의 의사를 상대방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위한 언어구사력이나 조직력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상대방의 의사를 정중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들어주는 기법 또한 중요하다.

일선 교육현장에서 보면 학생들이 여러 생각 끝에 상담실 문을 두드리게 된다.

이럴 때에는 무엇보다도 상담자인 선생님은 내담자인 학생이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다 털어놓을 수 있도록 분위기와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어야한다. 그리고 내담자의 의견을 적극적인 자세에서 진중하게 들어 주어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행여나 상담자가 내담자의 문제를 자신의 지난경험에 비추어 잘 안다고 해서 섣불리 결론부터 화두를 삼는다면 이 내담자인 학생은 굳이 상담실문을 두드릴 필요가 없다.

내담자인 학생이 바람직한 결론이 무엇인지 몰라서 온 것이 아니라 뭔가는 가슴에 담은 것을 내가 믿고 의지하는 그분에게 털어놓고 말을 함으로써 심리적인 위로와 안정 나아가 바람직한 진로선택에 도움을 얻기 위해서 두드렸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말을 정성껏 들어주는 것은 상대방을 위한 배려이며 사랑의 표현이다. 

또한 일례로 만약에 가정에서 자녀와 부모님과의 대화에서 부모님들이 자녀의 의사를 진솔하게 들어주지 않고 부모님들의 삶의 경륜에 비추어 결론부터 자녀들에게 주지시킨다면 어느 자녀가 자신의 문제를 토로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처럼 남의 의견을 예의 있게 들어주는 습관은 가정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남의 의사를 듣는 것은 간접경험을 넓히는 아주 좋은 지식의 보고이다. 그래서 오늘날 회의에서는 브레인스토밍을 자주 사용한다. 상대방의 의견에 비판하지 않고 개방적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회의 방식이다. 그러한 가운데 창조적 아이디어 산출하고자 함에 있는 것이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오늘날은 상대방의 성공을 내일처럼 도와주어야한다. 이것이 내가  성 공하는 지름길이다. 이것의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이 원만한 인간관계이다.

이 인간관계의 성공의 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중의 하나가 상대방의 의견에 최선을 다해 진솔하게 들어주는 경청이 또한 아닌가? 우리는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며 듣는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경청, 이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매너요, 나아가  삶의 지혜가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