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초빙교수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학교는 신학기를 맞게 된다. 교실과 운동장에는 배움의 열기로 가득 찰 것이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렌다. 여기에 꿈이 있고 우리의 미래가 숨 쉬고 있다. 
그 꿈과 미래를 이루어 나가는 것이 바로 학생들의 진로선택이 아닌가 한다. 
며칠 전 도서관에 들렸다가 ‘진학보다 진로를 먼저 생각하는 10대의 미래지도’라는 김보경님의 책을 접하게 되었다. 
나 또한 수십 년 동안 중등교육현장에 머물렀던 사람의 한사람이라 시선이 집중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쩌면 학생들이 공부하는 것도 그들의 밝은 진로를 올바르게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기가 아닌가 하여 단숨에 글을 읽을 수 있었다. 
너무나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 감회를 서술해 보고자 한다. 
무릇 10대에게 미래는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은 존재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탐색하고 진로의 목표, 커리어(career)의 꿈을 구체화시켜 나간다면 인생이라는 긴 항로를 성공적으로 항해할 수 있다. 
또한 개인의 소질, 특기, 잠재력, 창의력 등 내부역량이 최대한 발휘되어 미래가 요구하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인재로 발전할 수 있다.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무엇보다도 커리어 탐색과정에서는 자기를 이해하고 분석하는 단계에서 자아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자아정체성은 나는 누구이며 정차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에 대한 개인의 신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일찍이 도널드 슈퍼(Donaid E, Super)는 진로성숙을 성장기부터 쇠퇴기까지의 진로 발달의 연속성 관점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보았는데 성장기와 탐색기 과정에 속하는 청소년들은 자아개념이 발달되면서 학교생활, 여가활동, 체험활동 등을 통해 점점 더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며 자아를 검증하게 된다고 한다. 
이 과정이 잘 수행되었을 때 진로를 탐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나이대의 청소년들이라 해도 진로성숙의 정도는 개개인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
무릇 진로성숙도가 높다는 것은 진로방향 설정과 진로결정에 대한 자신이 확신하는 정도가 높으며 진로 결정과 관련된 가족 간의 의견 일치도도 높고 진로선택을 위해 자신이 잘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직업 정보도 구체적으로 많이 습득하고 있으며 진로 결정에 대해 다른 사람의 의견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진로성숙도가 낮은 경우에는 진로탐색이 제대로 이행되기 어렵고 커리어 코칭의 효과는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내담자의 진로성숙 요인 중 부족한 부분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진로성숙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어야한다.
그렇다면 개인의 진로성숙도를 높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진로성숙도가 낮은 학생들은 자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즉 자기 자신에 대해 보다 많이 알고 있는 경우에는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진로방향을 설정하는 데도 확신이 있고 필요한 정보수집도 보다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 
따라서 진로성숙도가 제고된 상태에서 진로탐색을 하면 보다 정교하고 진지한 탐색이 가능하고 그만큼 뚜렷한 진로 목표를 찾아내는 일도 수월해진다.
그렇다.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적인 특성과 관련하여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흥미) 자신이 추구하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가치관), 자신의 성향이 어떠한지(성격) 어떤 것을 잘 할 수 있는지(능력) 등을 잘 파악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은 개개인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특성을 밖으로 끌어내고 좀 더 명료하게 만든다. 
이렇게 볼 때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진로가 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학생들의 진로가 더욱 밝아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