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초빙교수

심리학적으로 보면 마음은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의식이란 사고나 이성 등 머리로 생각하거나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의식을 가리킨다. 한편 잠재의식이란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어떤 계기가 있으면 떠올릴 수 있고 꼭 의식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영역이다. 
다시 말하면 현재의식은 사고, 잠재의식은 감정 혹은 감각 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우리가 무엇을 결정(決定)한다는 것은 현재의식에 따른 결정과 잠재의식에 따른 결정, 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한마디로 머리로 하는 결정과 마음으로 하는 결정이다. 
이 두 가지가 일치하지 않으면 행동하지 못한다. 
우리는 평소에 이런 경험들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더러운 책상을 정리해야 하는 데 하기 싫어, 오늘까지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데 마음이 어지러워서 집중이 안 돼, 다이어트 하는 중인데 나도 모르게 군것질을 해 버렸네 등이다,
바로 이런 것들이 전부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머리가 결정했지만 마음이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제로 행동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만 것이다.

첫 번째, 사고를 우선하는 사람의 ‘생각’
A와 B 둘 중 어느 쪽을 골라야 이점이 있을까? 이렇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 어느 쪽이 정답일까? 
사고를 우선하는 사람은 이처럼 이론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결론을 쉽게 내릴 수 있다. 그래서 비교적 제대로 된 근거도 있을 수 있다. 
사고를 우선하는 사람은 자신에게 이점이 더 많은 쪽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데 예를 들어 이직할 회사 때문에 고민하는 중이라면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A가 급여 조건이 더 좋군, 앞으로 우리 아이의 교육비가 많아 들 테니 급여가 더 많은 쪽이 좋겠어.”
이들은 사고하기 때문에 감정에는 별로 의식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래서 머리로는 금새 결정해도 마음속에는 아니야! 하며 갈팡질팡하고 행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결정을 한 뒤에도 이러쿵저러쿵 하게 되는 것이다.
이직을 결심해도 잠재의식에서 여러 가지 저항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말로만 이직을 결정하고 전혀 행동하지 않는 내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많이 받을 수 있다

두 번째, 감정을 우선하는 사람의 ‘느낌’
감정을 우선하는 사람은 A와 B 라는 선택지가 있을 때 이론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느낌이 더 나은 쪽을 고른다. 
지금 자신의 기분이 A를 원하면 당장은 A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감정은 늘 바뀌는 법이다. 잠시 후에는 역시 B가 좋으려나 하고 갈등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A와 B 사이에서 계속 갈팡질팡 한다. 머리로는 A가 좋다고 생각해도 감정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이러쿵저러쿵 하게 된다.
그렇다. 무릇 결정이란 어떤 일에 대한 방향이나 태도를 분명하게 정함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정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자신이 결정한 분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앞서 고찰한 것과 같이 무슨 일을 결정할 때 항상 현재의식과 잠재의식이 공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의식은 곧 사고를 우선하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우선하는 사람의 느낌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누구든지 무엇을 결정할 때까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분야에 대해 치열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결정은 바로 책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결정은 결국 머리와 마음을 일치하는 것이다. 
이 글에 도움을 주신 ‘결정을 해야 뭐라도 하지’의 저자 네모토 히로유키님에게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