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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초빙교수 |
영국의 비평가이자 역사가인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은 ‘오늘은 영원속의 오늘, 오늘보다 더 중요한 날은 없다’고 말했다.
오늘은 오늘의 일들로 가득 차고, 내일은 내일의 일들로 가득 차 있다. 오늘과 내일은 분명 다른 날이다. 오늘 살아있다는 사실보다 더 분명한 진리는 없으니 오늘을 사는 것은 그 진리에 충실한 것이다.
날마다 맞는 오늘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면 의미 있는 삶이 가능하다. 그 의미를 담는 하루하루가 모여서 인생이 되는 것이니 인생은 분명 의미로 가득 찰 것이다. 오늘의 의미를 부여하고 오늘이 마치 삶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가야 한다.
토머스 칼라일은 두 종류의 사람을 존경했다.
첫째, 흙으로 만든 도구로 땅을 일궈 인간의 것으로 만드는 노동을 하며 나이가 든 장인이다. 장인들은 경험을 소중히 여기며 숙련된 노동으로 자기 일을 한다.
두 번째는 입으로 들어가는 빵이 아니라 생명의 빵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다. 세상에는 성실한 장인도 필요한 만큼 생명의 빵을 위해 애쓰는 사람도 필요하다. 아마도 수도자들은 칼라일이 말하는 두 번째 사람일 것이다.
폴란드 남부의 한 가난한 랍비 에이시크는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다.
그가 사는 도시에서 먼 프라하의 벤첼라스 다리 두 번째 기둥 밑에서 엄청난 보물을 찾는 꿈이었다.
똑같은 꿈을 연달아 세 번이나 꾸었다. 랍비는 그 꿈을 좇아 길을 떠나 몇 주 일 동안 걸어서 보헤미아의 수도 프라하에 도착했다.
벤첼라스 다리를 찾아갔지만 보초들이 지키고 있었다. 랍비는 다리에 다가가지 못한 채 꿈에서 보았던 두 번째 기둥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돌아갔다.
그 다음날 또 그 다음날도 그랬다. 아침마다 다리에 나가 그러기를 며칠 동안 되풀이 했다.
어느 날 장교가 그에게 다가와서 왜 아침마다 이 다리를 찾아오는 지를 물었다. 랍비가 꿈 얘기를 털어놓자 장교는 웃었다. 이런 불쌍한 사람 봤나! 고작 꿈 때문에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왔단 말이오?
그러면서 자기얘기를 했다. 사흘 전부터 내 꿈에 계속 이런 목소리가 들렸소, 날더러 폴란드 크라푸트에 가서 에이시크라는 랍비집의 제일 어두컴컴한 구석의 난로 뒤를 파 보라며 그곳에 보물이 숨겨져 있다고. 장교는 그 말을 하고 다시 웃었다.
내가 그 꿈을 믿고 그 먼 곳까지 갔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그러겠소? 암 나를 미쳤다고 했겠지, 당신도 그만 정신 차리고 집으로 돌아가시오.
랍비 에이시크는 그 장교의 말을 듣고 번쩍하는 영감이 떠올라 바로 크라푸트의 집으로 돌아왔다. 자기 집에서 가장 어두컴컴한 구석의 난로 뒤를 파헤치자 그곳에서 엄청난 보물이 쏟아 져 나왔다. 랍비는 그길로 가난을 청산하고 기도의 집을 지었다.
크리스티안 생제르의 ‘우리 모두는 시간의 여행자이다.’ 라는 책에서 읽은 이야기다.
실제 이야기가 아니라 우화다. 랍비 에이시크와 벤첼라스 다리를 지키는 장교는 삶을 대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태도를 보여준다.
현실에 두 종류의 사람들이 있다. 꿈을 좇아가는 사람과 꿈을 망상으로 여기고 버리는 사람이다.
랍비 에이아시크가 날마다 생명의 빵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라면 세속적인 자기 일에 충실한 장교는 후자의 유형을 대표한다. 두 사람의 삶은 어떻게 다를까?
그렇다. 꿈은 욕망도 망상도 아니다. 꿈은 미래 비전이다. 그러나 작은 꿈이라도 상상력이라는 자양분을 주어 꿈을 키워야 한다. 정성을 다한다면 꿈은 쑥쑥 자라날 것이다.
꿈은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고 우리의 성장을 도울 것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은 랍비 에이시크가 그랬듯이 위험을 안은 여행조차 마다하지 않는다.
꿈을 쫒아 집을 떠나 몇 주 동안을 걸어서 보헤미아의 수도를 찾아간 에이시크는 분명 드림워커이다.
즉 꿈을 좇는 사람은 내면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다. 꿈을 좇는 사람만이 꿈을 이룬다. 꿈이 없으면 성장은 멈춘다. 성장을 멈추는 순간 사람은 늙는다. 꿈을 꾸지 않으면 기적도 없다. 기적은 오로지 꿈꾸는 자의 몫이다. < 저작권자 © 제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