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초빙교수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길가의 노오란 은행잎이 떨어져 소복이 쌓여있는 모습을 찾아가 사진도 찍고 예쁘게 물든 단풍 몇 녀석을 가져와 책갈피에 곱게 간직하기도 했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이효석님의 ‘낙엽을 태우면서’라는 수필작품이 늘 이맘때가 되면 가슴에 와 닿곤 한다. 
이 작품은 낙엽을 태울 때 피어오르는 냄새에서 남은 삶의 비애와 우수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설계하고 싶다는 의욕을 느낀 것이 아닌가 한다. 
사소한 일을 아름답게 설계하고 거기에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뜻을 발견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글이기에 지금도 가슴을 적신다. 
여기에 또한 사소함을 중요시 한 분들의 이야기가 있다.
11월 끝자락이 가까울 무렵 제천시 종합 자원봉사센터 주관으로 제천시 문화회관에서 2021 자원봉사자 대회가 열렸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한 해 동안 수고하신 봉사자분들께 시상을 해드려 격려와 자긍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아닌가 한다. 
그런데 소주제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일상회복의 씨앗이 되어주신 자원봉사자님!, 고맙습니다.’라는 글귀가 말이다.
1부 의식행사를 마치고 2부는 올 한 해 동안 봉사활동 상황을 김성진 센터장님이 소개해 주었다. 내용인즉 어려운 코로나 19 속에서도 사랑의 빵굼터 사업으로 매주 수요일, 첫째 셋째 화요일 사랑의 빵 만들기 봉사단의 재능나눔, 제빵봉사를 통해 영양간식을 만들고 배달봉사자님이 제천관내 읍, 면, 동, 이웃에게 전달한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IBK 기업은행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는 건강밥상으로 이웃과 함께 하는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재능기부 봉사자님들을 통해 문화의 장을 펼친다고 한다. 
아울러 빨래방과 수선방은 침구류 및 대형 빨래감을 세탁, 건조하여 위생적이고 쾌적한 생활을 지원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봉사문화를 확산한다고 하며 여기에 사랑나눔 플리마켓에서는 자원의 재사용을 통해 ‘지구살리기’ 실천으로 재사용 가능 물품 예를 들어 주방용품, 생활용품, 의류 문구류, 도서류 등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을 기부 받아 수거 하여 물품선별 및 정리 후 판매를 통해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지원한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봉사시간에 따라 천사 배지를 증정한다고 한다. 300시간이상 동장, 500시간이상 은장, 1,000시간 이상 금장, 3,000시간이상이면 천사인증 뱃지를 수여한다고 하는데 3,000시간 이상은 물론 5,000시간이상 봉사자도 여러분이 계시며 무려 10,000시간 이상 봉사자도 한분이 계신다고 한다.
참으로 마음이 뭉클해진다. 아니 나 자신이 부끄럽다. 나름대로 시간이 있을 때마다 단체에서 일손돕기와 홍수피해 돕기에 몇 번씩 참여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봉사한 적은 없었으니 말이다. 
자원봉사란 무엇인가? 자원봉사(voluntarism)는 자유의지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Voluntas에서 유래되었으며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을 자원봉사자라고 부른다. 한자어인 자원봉사는 ‘스스로 원해서 남을 돕는 일’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아울러 자원봉사의 의미로는 자원봉사활동을 통하여 자신이 이전까지 느끼지 못하였던 자신에 대한 가능성과 잠재능력을 발견하고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만족감, 성취감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형성을 통하여 인격적인 성장과 더불어 자신을 사회적 존재로 자각하는 경험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자원봉사활동이 최근에 활발하게 전개됨에 따라 자원봉사라는 말이 우리 주위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자원봉사는 일정한 일을 자기 스스로 원하여 남의 뜻을 받들어 자기 이해를 돌보지 않고 노력이나 힘을 들여 친절하게 보살펴주거나 일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숭고한 뜻을 몸소 행하시는 분들이 바로 자원봉사자분들이요, 이분들이야말로 사회를 밝게 만드는 등불이다. 
오늘 참여하여 기쁨을 함께 나눈 자원봉사자분들과 영예의 수상을 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와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분들의 말씀대로 나의 작은 날개 짓이 모여 큰바람을 일으키는 산 증인이시다. 
불현듯 “남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향수를 뿌리는 것과 같다”라고 역설한 탈무드의 말이 오늘따라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