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하루도 거르지 않고 초등학생의 안전한 등굣길을 보살펴주는 60대 할아버지의 교통봉사 활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단양군 단양읍 별곡리 이성춘(65·사진) 씨.

매일아침 7시 30분 이 씨는 어김없이 해병대 복장을 하고 단양초등학교 앞길에 나와 1시간 반 동안 등교하는 어린이들의 교통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택가에 밀집한 이 구간은 아침 출근차량과 함께 아이들의 등교를 돕는 학부모의 차량으로 붐비는 곳이어서 늘 교통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이 씨의 봉사활동 덕분인지 10년째 이곳에는 단 한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강찬원(58) 교장은 “방학 때를 제외하곤 눈·비와 추위에 아랑곳 않고 하루도 빠짐없이 교통안전지킴이 활동을 펼쳐 학부모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씨의 선행은 10년 전인 1999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강원도 강릉의 한 건설회사에서 퇴임하고 단양에 정착하면서 어린이 교통안전에 관심을 두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월남참전 중 오른손을 잃어 지체2급 장애인이기도 한 그는 늘 밝은 미소로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굣길을 도와 주민들 사이에서 ‘해병대 할아버지’로 불린다.

현재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고 있는 이 씨는 넉넉지 않은 연금으로 생활하면서도 꾸준한 교통봉사로 황혼기 노후의 삶을 값지게 하고 있다.

“손자, 손녀와 같은 어린이들이 할아버지 하고 달려와 인사를 건낼 때가 가장 큰 보람”이라는 이 씨는 “인생의 황혼기에 남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한 삶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왕 시작한 만큼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씨는 어린이 교통봉사 외에도 장날이면 교통이 혼잡한 재래시장 입구 사거리에서 호루라기를 불며 힘찬 손짓으로 주민들의 교통안전을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