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상속세를 자본이득과세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을 띄엄띄엄 아시는 분들은 이에 대해서 “상속세가 폐지된다”라고 하시는 경우도 있지만 천만의 말씀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속세 과세체계는 유산과세 방식이라고 하여 피상속인(사망인)의 모든 재산에 과세하는 방식, 즉 상속분에 따른 분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산총액에 대해 누진세율(10%～50%)을 적용한다.

 아시다시피 배우자가 없는 경우에는 일괄공제 5억, 배우자가 있으면 일괄공제 5억+배우자공제 최소 5억이고, 상속재산의 평가를 대부분의 경우 공시지가(원칙은 시가이지만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로 하므로 상속세가 과세되는 경우가 극히 적다.(상속세 과세비율 0.73%, 사망자 1,000명중 7명꼴)

 논의의 출발은 현재의 상속세과세 방식을 자본이득세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자본이득세 방식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아주 간단하다. 양도소득세이다. 원래 학술적으로는 양도소득세 같은 조세를 자본이득세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취득→양도라는 두 단계로 이루어지고 자본적 자산(부동산 등)의 가치상승에 따른 보유이익(자본이득)이 실현된 시점(양도시점)에 과세를 한다.

 상속의 경우는 취득→상속→양도, 세 단계가 되는데 상속시점에서 양도와 마찬가지로 양도소득세처럼 과세하고, 상속 이후 양도하는 시점에서 양도소득세로 과세하는 방안과 상속시점에서는 과세를 생략하고 상속후 양도시점에서 피상속인의 최초 취득이후 모든 자본이득을 한 번에 과세하는 방안이 이번 검토의 핵심이다.

 이렇게 과세방식을 바꾸면 과연 납세자가 유리한 것일까?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박달재가 10년전, 5억에 부동산을 취득했고 작년에 사망하므로써 아들 박제천에게 상속(배우자 금봉이는 생존)되었는데 사망 당시 시가로 15억이었고, 박제천이 올해 이 부동산을 17억에 팔았다고 가정하자. (사업용토지 가정, 기타 공제액 및 계산과정 생략)

 현행 상속세 과세 방식으로는 상속세 9,000만원, 박제천의 양도소득세는 3,870만원으로 총 부담세액은 1억2,870만원이다.

 자본이득세 과세방식으로 한다면 상속시점에서의 양도소득세는 2억4,030만원이고, 박제천의 양도소득세는 위와 같이 3,870만원, 총부담세액은 2억7,900만원이 되어 상속세과세방식보다 많다.

 그러나 박달재가 그 부동산을 12억에 취득했다고 한다면 상속시점의 양도소득세가 6,390만원, 박제천의 양도소득세는 위와 같이 3,870원, 총부담세액은 1억260만원이 되므로 상속세과세방식보다 적다.

 그러니까 피상속인의 취득가액에 따라 세액이 달라지는 것이므로 납세자에게 유리한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이론상 상속세는 미실현이익에 대한 과세이므로 실현되었을 때, 즉 상속 후 처분하는 시점에서 과세하여야 한다는 것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이론은 이론일 뿐 부(富)의 무상이전에 대해 과세하여야 한다는 것이 다수(100%-0.73%=99.27%)의 생각일 듯하다.

 앞으로의 입법 내용은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오늘 말씀드린 내용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행 세법의 범위 내에서 개략적으로 말씀드린 것이고 지면관계상 계산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드리지 못한 점 양해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