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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가난한 정치인도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안상현 기자  |  ansh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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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1  10: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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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채 윤
   제천시선거관리위원회 홍보주임

지난 6월에 있었던 동시지방선거에서 만났던 수많은 후보자 중 20대의 한 청년 후보자가 있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기탁금을 마련하고 홍보물을 제작하고는 남은 선거활동비가 부족해 선거사무원을 1명도 쓰지 않은 채 혼자 선거운동을 했다.
선거기간 매일 아침 지하철역, 형형색색 옷을 갖춰 입은 여러 후보자들의 선거사무원들 사이에 홀로 서서 명함을 나눠주던 그의 모습이 기억난다.
그의 투표율은 한자리 수에 그쳤고, 그는 남은 자금을 털어 자신을 선택한 그 한자리 수의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현수막을 걸었다.
만약 그가 당선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가난한 후보자는 그대로 가난한 정치인이 됐을 것이다.
일상적으로 국회의원 1명이 정치활동에 사용하는 비용은 매달 수천만 원이다.
선거를 치룰 때는 더 많은 액수가 필요하다. 이 돈을 정치인 개인에게 스스로 마련하라고 한다면 활동에 제약이 많아질 것이다.
국민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보다 얼마나 자금력이 있는지에 따라 정치활동의 결과가 갈릴 수도 있다.
자금력에 대한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민의 기부금으로 마련하는 정치후원금 제도가 존재한다.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후원회에 직접 후원하거나,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기탁금을 기탁할 수 있다.
지난 5~6월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선거에서 내 한 표의 중요성”을 묻는 설문에서 약 70%가 그 중요성에 동의했다.
실제로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60.7%로 역대 지방선거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치 후원금 기부 의향”을 묻는 질문에 “기부 의향이 있다”고 대답한 유권자는 약 14%에 그쳤다. 우리 국민들의 투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정치후원금에 대한 관심이 낮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정치후원금도 투표만큼이나 국민들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특정한 소수나 기업·단체가 정치활동의 비용을 조달한다면 불법 자금이 수수되거나 그들만을 위한 편향된 정치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불특정다수의 국민들이 소액으로 기부하고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달하는 정치후원금은 열심히 일하라는 격려이자 공정한 정치를 하라는 엄격한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
가난한 정치인이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이는 국민이 결정할 일이다.
홀로 서서 명함을 돌리면서도 눈이 반짝거리던 그 청년 후보자와 같은 사람들이 희망과 진정성을 잃지 않도록, 정치후원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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