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장애 가정은 무너지면 끝도 없을 나락으로 빠져 들 수 있어 중도장애인들에 대한 재 취업교육, 심리안정 교육이 절실 합니다.”

제천장애인학교 정희교 교장은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 장애를 갖는다는 사실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며 특히 후천적 중도 장애는 당사자들에게 그 고통을 배가시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밝혔다.

그래서 4년전 설립한 제천장애인학교는 중도장애인의 재취업 기회를 위해 열쇠깎기 반, 도장파기 반, 한자 반, 컴퓨터반 등 66명의 장애인들의 희망의 배움터다.

제천시 중앙로 2가 허름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제천장애인학교는 두칸 합쳐 30여평의 교실에 낡은 책상, 의자, 연탄난로 등 모든 것이 보잘 것 없는데다 기본적인 위생시설인 수도나 화장실도 없다.

본인 역시 장애인으로 불편하고 힘든 몸으로 4년째 장애인학교를 이끌어 오고 있는 정 교장은 본인이 직접 연탄 갈기, 물 깃기, 운전 등 허드렛일 등 모든 일을 감당해 오고 있다.

화장실이 없어 창고 한 구석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했지만 장애인들이 불편한 몸으로 사용하는 것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는 정 교장은 “그래도 배움에 대한 장애인들의 열정과 봉사와 희생정신으로 똘똘뭉친 교사들로 항상 열기와 생기가 느껴진다.”고 자랑한다.

이 학교 한쪽 벽면에는 그동안 장애인 학생들이 딴 각종 자격증과 인증서, 각종 상장 등이 빼곡히 붙여져 있다.

그동안 컴퓨터교육을 받고 취업한 장애인과 국가공인실용한자 1급을 비롯 5, 6급 등에 7명이 합격하기도 했다.

요즘은 장애인들이 실질적인 재취업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열쇠깍기반과 도장파기반에 더욱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정 교장은 늘어나는 학생들을 수용하려면 좀더 널찍하고 쾌적한 환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시비와 도비로 연간 2400여만원의 보조비를 받고 있으나 항상 운영비도 모자라 자체적으로 시설확충은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휠체어 한대도 돌릴 수 없는 비좁은 교실환경이지만 배움의 대한 장애인들의 열정은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 주기에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