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외래교수

오늘날 우리가 삶을 영위해 가는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남과 다른 자신의 의견을 말하거나 자신과 다
른 남의 의견을 듣는 것은 확실히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도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마치 자신을 ‘공격’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어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대화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누구나 사람은 자신의 ‘사고방식’으로 생각하기 때
문에 전혀 다른 발상을 이해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자기 나름의 ‘사고’로 해석하게 된다. 그래서 서로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통하지 않을 때가
종종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해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은 친해질 수 없다.
그러기에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사회에서는 그래, 아무래도 저 사람과는 이 점에 이르면 의견이 맞지
않아.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 사람은 그 사람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을 테니까” 라
고 하는 역지사지하는 마음의 배려가 요구된다.
그렇게 되면 그 점에서는 의견이 맞지 않아도 충분히 맞춰 나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
다.
더 나아가 서로 각자의 생각을 제대로 갖고 있다면 아무리 다른 길이라도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신
뢰할 수 있게 된다.
그런가하면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진심은 말하지 않고 겉으로만 맞추는 사람과
신뢰관계를 얼마나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 그것보다는 자신과 반대의견이라도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사람 쪽이 어쩌면 인간으로서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표면적으로 보이는 좋은 관계가 아니라 깊은 신뢰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차
이를 두려워하지 말고 서로의 의견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상 누구라도 타인과 사귀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처음 만나면 그 상대가 어떤 타입인지 잘
모른다.
이쪽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평소보다 신경을 더 많이 쓰게 된다. 그런 점에서 오랜 시
간을 들여 신뢰관계를 쌓아온 사람이라면 마음이 편하다. 마음이 우울할 때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다
.
예를 들면, 일에 지쳐 있을 때, 정신적으로 침체되어 있을 때, 모르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파티에 나
가는 것보다 조용히 혼자 서재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렇다. 아무튼 내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나와 다른 사람과 같은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 달리 말해
서 그 관계가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상호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이런 과정 속에서 나의 인식과 행위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생겨난다. 이 변화는 나를 새로이 형성하
고 성장하도록 도울 것이다.
게다가, 내 속에서 그동안 놓쳤거나 감춰두었던 작은 차이들에게 숨 쉬며 날개를 달 기회를 제공함으
로써, 오히려 내게 또 다른 자유를 만끽하는 즐거움과 여유를 안겨줄 것이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이 세상에는 자신과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기에 사람과 사람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당연한 이 사실을 우리는 작게는 가정에서 크게는 사회 공동체에서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
결코 자신과의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적대시하거나 무시해 버려서는 안 된다. 이제부터라도
남과 더불어 행복한 삶의 여정을 위해서는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과는 다름에 있음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다양성이 싹트고 창의성이 신장되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