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의 수리시설인 제천 의림지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 목록 등재 추진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의림지 주변 지역민들이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가 재산권과 생존권을 침해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천시는 원형이 보존된 상태로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인 의림지를 지난해부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올리기로 했다.

시가 한국정책 능력진흥원에 의뢰한 연구 용역에서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의림지 주변 지역민들의 반대는 여전하다.

시는 지난 6월 공청회를 열어 이런 용역 결과를 충분히 설명하고, 이를 토대로 주민 동의를 얻어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주민들은 당시 공청회 개최를 막아서면서 “현재 문화재 보호법에 따라 의림지 주변의 개발행위가 제한되는 마당에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까지 등재되면 더 큰 제약이 가해질 것”이라며 사업 추진 백지화를 촉구했다.
 
이에 따라 시는 사실상 사업 추진을 보류한 상태다.

이런 분위기로 볼 때, 2014년 지역민의 극심한 반발로 ‘의림지 국가농업유산 지정’ 신청을 포기한 사례가 재연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유네스코 잠정목록 등재는 지금의 의림지 주변 지역민들에게 재산상의 피해는 전혀 입히지 않을 것”이라며 “유네스코 사업을 추진하려면 지역민들의 지지가 절대적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사업 추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림지 주변 제림(堤林)은 2006년 12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20호로 지정되는 등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빼어난 주변 경관으로 제천 10경 중 첫 번째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