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외래교수

현대사회를 흔히 급변하는 사회, 정보홍수의 시대, 불확실성의 시대 그리고 가치관의 혼돈시대라고들 한다.
이러한 것은 자칫 인간으로 하여금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 더구나 얼마 전 부산여중생 폭행사건과 강릉 10대 폭행 사건 등 보도를 접하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를 생각하니 가슴이 너무 아프다.
어쩌면 한국의 청소년들이 벼랑 끝 난간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 봤다.
돈 많이 벌면, 공부 잘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강요 속에서 우리 아이들은 정서적으로나 물리적으로 과연 안정적인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말이다.
사실 문화 지체 현상으로 인한 도덕의식 부재나 인간성 상실 등으로 인한 사회병리현상의 원인을 대부분 학교의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학교만의 책임이라기보다는 가정이나 사회가 모두 고려해야 할 문제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자원부족으로 학교교육을 통한 사회계층 상승이동이라는 교육열 그리고 산업사회의 인지능력 요구 등은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단기 생산성향상에 초점을 두도록 마음을 급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러한 전반적인 분위기는 결과를 중시하게 되어 도덕의식의 부재나 인간성 상실 등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같은 점에 비춰볼 때 우리는 가정, 학교, 사회에서 인성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사유의 장은 매우 유익할 것이라 생각 한다.

첫째, 오늘날 청소년 세대는 통신세대, 영상세대로서 인간관계가 비대면적 관계로 변화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둘째, 인성교육은 내용을 통한 행동변화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가령 생활을 통한 인성교육, 교과를 통한 인성교육 그리고 놀이를 통한 인성교육과 같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학습한 내용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서 배려와 봉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넷째, 신뢰하는 분위기 속에서 원칙, 기준 그리고 절차에 따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다섯째, 과거에는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대체로 학교였다. 그러나 이제는 학교 내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 바깥에서 접할 수 있는 정보도 많이 증가하였다.
따라서 아무리 학교에서 바람직한 태도를 배웠다고 하더라도 외부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인성교육에 대한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학교, 가정 및 사회가 공동으로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정, 학교 및 사회가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가령 20~30년 후의 나의 건강하고 활동적인모습을 상상해보자.
이 얼마나 기다려지고 가슴 벅찬 일인가? 이를 위해서 우리 청소년들은 무엇을 읽고 무엇을 쓰며 무엇을 셈하는 준비를 해야 할까? 또한 우리 어른들은 자라나는 세대에게 무엇을 읽고 말하며 무엇을 쓰고 셈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인가?

이상과 같은 접근은 너무나 단순한 접근이라 말할지도 모르지만 모름지기 우리 자녀들을 어릴 때부터 지적측면과 정의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고 내용을 통하여 행동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아울러 기초에 충실하고 원칙을 지키며 절차를 중시하는 습관을 길러 줌으로써 내용과 행동을 알게 하는 것이 인성교육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인성교육은 지적인 교육과 달리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 지식보다는 지혜가 더 필요한 것이다.
그러기에 많은 체험과 경륜을 갖고 있는 어른들의 관심과 지도가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어른들은 우리자녀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사회는 더욱 밝고 따뜻해 질 것이다.
새삼 아프리카 속담인 한 이이를 키우려면 온 동네가 함께 해야 한다는 그 말이 불현 듯 뇌리를 스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