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외래교수

며칠 전 8월 끝자락 즈음에 제천문화회관에서 충청북도 제천교육지원청 Wee센터가 주최하고 Wee센터 피성훈 전문상담사가 극작 이보람 님의 ‘소년 B가 사는 집’을 연출 한편의 교육연극을 무대 위에 올렸다.
이 연극은 지난 2014년 대한민국 최초의 연극단인 국립극단에서 공연한바 있다.
오늘에 있기까지 제천관내학생들과 Wee센터의 전문 인력 각 기관의 스탭관계자들이 협력해 무더운 여름방학동안 열심히 준비한 작품이라고 한다.
무엇보다도 감사의 박수를 힘껏 보내드리고 싶다.
먼저 Wee 는 We+Education 로서 우리들 교육이라는 뜻과 We+Emotion 즉 우리들의 감성이라는 뜻을 가진 합성어이다.
이는 나와 너 속에서 우리를 발견하고 우리의 감성공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키워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고자 우리의 조화로움으로 지켜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라는 뜻을 가진 청소년 연극단 위로(Wee擄)는 학교폭력 및 청소년 성장을 배경으로 한 교육연극을 학생, 학부모 일반시민들에게 제공하는 Wee센터 최초의 교육연극단이다.
특히 관내 중등학생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하여 매년 연극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금년이 다섯 번째라고 하니 그분들의 열정을 익히 알만할 것 같다.
오늘 무대 위에 올려 진 연극 소년 B가 사는 집은 학교폭력으로 친구를 죽음에 이르게 한 어른이 된 가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스러운 인생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학교폭력은 그들만의 책임이 아닌 사회구조와 맞물려서 사회구성원 모두의 문제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그러기에 이 작품에서는 섣불리 가해자 가족의 입장을 변호하지도 죄를 나무라지도 않는다.
죄를 씻어 낼 수 있는 면죄부를 주려는 것도 결코 아니다. 속죄는 온전히 그들의 몫이다. 이작품은 교육과 학교라는 영역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미래의 모습을 가다듬어 볼 수 있는 거울과도 같은 교육연극이다.
무릇 연극이란 배우가 무대 위에서 각본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대사와 동작을 통해 관객에게 보이는 종합 예술이다.
그렇다. 예술은 분명 미적(美的) 작품을 형성시키는 인간의 창조 활동이다. 그러나 예술은 개성적인 창작을 통하여 보편적인 표현을 하고자 하는 기술이자 지적(知的) 활동임이 분명하다.
예술작품으로부터 감상자가 향유하는 것은 단순히 관능적 쾌감에서 그치는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다. 오히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 작품을 통해서 미(美)를 창조(創造)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개성적인 창조성 가운데도 보편성이 나타난 예술작품이 높이 평가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까닭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예술가와 대중이 만나는 진정한 소통과 만남의 장이 자주 만들어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서로 공감과 나눔의 장이 마련되었을 때 진정 예술은 빛을 발할 수 있고 참다운 문화를 깨닫게 되고 진정한 예술을 읽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연극은 TV나 스크린으로 보는 드라마 또는 영화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강한 매력이 있다.
바로 코앞에서 배우의 표정과 목소리를 들으며 함께 호흡하는 그 기분. 그렇게 극을 따라가다 자신도 모르게 몰입하게 되는 순간은 연극만이 선사할 수 있다.
오늘 어른이 된 학교폭력 가해자와 그 가족의 고통스러운 삶을 그린 교육연극인 소년 B가 사는 집을 보면서 학교폭력이 가해자나 피해자 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에게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는지 다시금 마음에 새겨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디도 우리에게 서로 인격체로 상대방을 배려하고 역지사지하는 아름다운 생각과 실천이 더욱 필요함을 절감하게 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사회는 더욱 건강할 것이다.
다시 한 번 출연진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