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외래교수

우리는 마음에 가득 찬 것을 입으로 말하고 싶어 한다.
그러므로 대화의 법칙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마음을 잘 가꾸어야 한다.
마음을 잘 가꾼다는 것은 마음에 심는 언어의 씨앗을 잘 가꾼다는 뜻이다.
마음에 심은 언어가 우리의 믿음, 감정, 태도, 말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자신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신과 나누는 대화의 언어, 관점, 태도가 이웃과 나누는 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과의 대화는 어떤 사람, 어떤 사건, 어떤 문제를 만날 때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나를 행동으로 이끌어 준 것은 나 자신에게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하는 과정이었다.
혹자는 이런 말을 한다. ‘나는 생각하는 것을 즐긴다. 생각은 혼자서 할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놀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다가 보면 기대하지도 않았던 창의적인 해결책을 얻어낼 수 도 있다.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라도 어느 순간 ‘이거야’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좋은 해결책을 찾게 되곤 한다.
생각은 끝없는 것이며 무한한 상상력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힘이다‘. 라고 말이다.

참으로 의미 있는 경구이다. 그렇다. 어쩌면 생각을 많이 한다는 것은 사실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일례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래, 이 문제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경우가 예전에도 있었잖아, 그때는 어떻게 했지? 하는 식으로 이렇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다보면 스스로 답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내속에는 나와 또 하나의 나, 두 사람이 존재하면서 서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상상력과 사고력은 깊어만 가게 되며 나아가 문제해결 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질문의 방향이 중요하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부정적인 질문을 하면 부정적인 답이, 긍정적인 질문을 하면 긍정적인 답이 나온다.
그런가하면 추상적인 질문에는 추상적인 답이 나오고 구체적인 질문에는 구체적인 답을 얻게 된다.
이처럼 바람직하게 질문의 방향이 설정되었다면 과연 내가 지금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라는 실천적인 문제가 대두 될 것이다.
그런데 저번에도 안 됐잖아. 이번에도 실패할 것이 분명해. 여기까지가 내 한계가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더 이상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지도 않고 발전적인 행동들이 따라오지도 않을 것이다.
바로 우리가 던지는 질문의 내용이 생각과 행동의 질적인 수준을 결정하는 것이다.

분명 내속에는 하나의 나만 있는 것이 아니다.
또 다른 내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수십, 수백, 수 천 명의 내가 존재한다.
우리는 그들을 만날 때 마다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생각하나씩을 얻을 수 있다.
나를 응원해 주는 수 천 명의 동료가 내 몸속에서 나의 부름을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옛말에 之之之 中知 라는 말이 있다.
이는 가고 가고 또 가는 중에 알게 된다는 말이다.
어쩌면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고 마침내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단지 우리가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서 안 된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혹은 한 두 번 생각해보고는 해결책이 없다고 내가 이미 다해봤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금 생각해본다. 결코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성은 생각처럼 빈약하지 않다. 이제 우리 모두 나 자신에게 진솔한 마음으로 질문을 던져 보아야 한다. 그럴때 마다 또 다른 나를 만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삶은 소망의 날개 짓으로 번져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