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외래교수

어쩌면 우리의 삶의 여정은 만남으로부터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작게는 가정에서 나 자신과의 만남, 부모와의 만남, 형제자매간의 만남,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만남 등의 혈연으로 이어지는 가족 간 만남, 더 나아가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사회구성원들과 만남에서 본의 아니게 나와 다른 의견을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너와 내가 다른 것은 어떻게 보면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것은 분명하지만 말이외다.
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은 물론 상대방도 받아들임은 어쩌면 비타민과 같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내 자신 그대로 내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를 갈망한다.
그래서 부득불 같이 있어야 할 사람이라면 편한 사람이 좋다. 머리를 풀고 있어도 되는 사람, 신발을 벗고 있어도 되는 사람과 같이 편한 사람과 같이 있고 싶어 한다.
이와 같은 경우는 서로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받아주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비판적인 사람들은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부족한 부분을 발견해 내고 그에 따른 답안을 제시하곤 한다.
모르긴 몰라도 세상이 백번 바뀌어도 이 사람에게 사람들이 모여들 리가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엄격한 잣대를 세워두는 것은 금물이다.
그 사람에게 자신이 될 권리를 주어야 한다. 만약 그가 약간 특이하고 괴짜인가. 그렇다면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이 반드시 내가 하는 대로 하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고 주장해서는 안 되지 않는가 말이외다.
여기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렇게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사람 자체의 모습을 좋아해준 사람들이 사실 그 사람을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총각 시절을 야생마처럼 자유롭고 와일드하게 보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결혼해서 모범적인 가장으로 살고 있는 남자들은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내가 이렇게 변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아내는 그냥 나를 믿어 줍니다. 절대 비난하거나 잔소리하지 않아요. 그냥 묵묵히 끝까지 나를 믿어줍니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든 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라고 말이다.
어떤 심리학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을 변화시킬 힘 같은 건 없다.
하지만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좋아하면 당신은 그에게 스스로 변화 시킬 힘을 부여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이 먼저 변해야 인정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어디를 가나 자석처럼 사람을 끌어 모으는 매력적인 사람이 있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그런 성격에 끌린다고 말하기도 하고 그냥 그 사람은 사람을 끌어들여요 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억지로 누군가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 수 는 없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내게 끌리게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여기에 바로 비밀이 있다. 그것이 바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곧 수용이 아니겠는가 말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