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외래교수

정말 모든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할까?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교수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자녀의 지적 능력에 대한 칭찬이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고 전했다.
칼럼비아대학교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부모 중 85%가 자녀에게 똑똑하다는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적 능력에 대한 칭찬은 필요하다. 그러나 잘못하면 독이 될 수 있다. 자녀의 발전가능성을 가로막고 좌절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말 필요한 것은 열심히 노력했으니 훌륭하다고 말하는 태도다. 또한 드웩(Carol Dweck)교수는 지적능력에 대한 이론을 고정모델과 성장모델로 구분한다.
너는 똑똑하다라는 칭찬은 지성이 고정되어 있다고 암시하는 반면 노력에 대한 칭찬은 지성이 성장할 수 있다는 함의가 있다.
따라서 부모님은 후자의 이론을 받아들이고 자녀를 바르게 칭찬해야 한다고 드웩(Carol Dweck)교수는 강조한다.

좋은 칭찬

그렇다면 좋은 칭찬은 무엇인가?
첫째, 사소한 일도 칭찬한다. 칭찬은 반드시 뭔가 근사하고 큰일을 해냈을 때 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사소하고 당연 해 보이는 일에도 칭찬하는 습관을 들인다.
둘째,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막연히 “착하구나” “예쁘구나”라고 하면 아이는 무엇을 칭찬하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
왜 칭찬을 받았는지 정확히 알아야 그 일에 대해 기뻐하고 그 행동을 계속하려는 노력도 하게 된다. “인사를 참 잘하는구나”, “네가 오늘 장난감을 정리한걸 보니까 엄마가 정말 기쁘다”
셋째, 행동과정을 칭찬한다. 아이가 엄마와의 약속을 잘 지켰을 때 결과만을 칭찬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사실을 부각시킨다.
아이가 계속 잘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줄 수 있다.
넷째, 평가는 하지 않는다. ‘참 잘했다’ 식으로 옮고 그름을 염두에 둔 칭찬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말을 자주하면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부모의 판단기준을 의식해 눈치를 살피 게 된다.

나쁜 칭찬

이에 반해 나쁜 칭찬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가?
첫째, 과잉칭찬은 오히려 위험하다. 칭찬하는 것이 좋다고는 해도 무턱대고 남발하면 역효과가 나기 마련, 칭찬받기 위해서 행동하는 아이들은 기대한 만큼 칭찬을 받지 못하면 좌절감에 빠지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일관성 없는 칭찬은 아이를 혼란스럽게 한다. 일관되지 못한 부모님의 태도는 아이가 자신의 행동이나 판단에 자신감을 갖지 못하게 만든다. 상황을 잘 설명하는 부모님이 되어야한다.
셋째, 칭찬과 야단을 동시에 한다. 예를 들어 “이건 잘했어, 그런데 말이야”하는 식으로 야단을 치기 위해 말머리를 칭찬으로 꺼낼 경우 아이는 칭찬을 받는 것인지 야단을 맞는 것인지 헷갈린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면 칭찬 뒤에는 으레 꾸중이 나오는 것으로 인식해버려 칭찬의 의미가 사라진다.
넷째, 건성으로 하는 칭찬은 삼가야 한다. 아이의 기를 살린다고 무턱대고 칭찬하지는 말아야한다.
 

만약에 이 칭찬 때문에 도리어 더 움츠러들게 되고, 스트레스와 긴장에 시달리게 되며, 죄책감을 갖게 된다면 이건 독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의 저자 존 가트맨 박사는 “‘좋아, 아주 잘했어’ 같은 포괄적인 칭찬보다는 ‘제 시간에 버튼을 누르다니, 잘했어’ 처럼 상황을 확실하게 명시하면서 칭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어른들도 상대방이 “이분은 정말 너그러워요”, “이분은 법 없이도 살지요”라고 대놓고 칭찬하면 민망해서 몸 둘 바를 모르듯, 입에 발린 칭찬은 아이를 기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칭찬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를 갖게 만들 수 있다고 역설한다.
무조건 자녀를 칭찬할 것이 아니라 꼭 아이의 노력과, 노력을 통해 성취한 것에 대해 칭찬하는 것이다. 칭찬방법에도 지혜와 기술이 더욱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