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외래교수

몇 해 전 TV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되었던 내용 중의 하나라고 기억된다.
세계 금융가의 중심지인 뉴욕에는 수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명물이기도 하지만 뉴욕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의 90% 이상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검찰출신의 줄리아니는 뉴욕의 범죄율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 내 낙서 지우기를 하고, 공원과 거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등 사소한 것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자 뉴욕의 시민과 언론에서는 무능력한 검찰이 범죄율을 감소시킬 자신이 없으니 쓸데없는 짓을 하는 것이라 비난했지만 5년 후 뉴욕 지하철의 범죄율은 75%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어쩌면 범죄를 줄이기 위해 공권력을 늘리고 강력한 처벌을 통해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사소한 문제의 해결이 본질적인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가하면 데스코 CEO 테리 리히, ‘위대한 조직을 만드는 10가지 절대 법칙’ 중의 일부분의 글을 보면 미켈란젤로는 “이 부분을 손봤고, 저 부분도 약간 다듬었고, 여긴 약간 부드럽게 만들어 근육이 잘 드러나게 했죠. 입 모양에 약간 표정을 살렸고, 갈빗대는 약간 더 힘이 느껴지게 바꿨습니다.”라고 방문자에게 상세한 설명하자 한 방문자가 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사소한 부분이잖소.” 이어 미켈란젤로가 말했다. “완벽함은 결국 사소한 부분에서 나옵니다” 라고 말이외다.

이 같은 이야기들은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자신의 일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따라 같은 일이라도 그 비전과 평가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에게 자신의 가치를 전달하려고 해도 전달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남들이 보기에도 대단한 일에 대하여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는 동안 별다른 관심 없이 무심코 지나치는 일들이 무척이나 많다.
버스는 당연히 다니는 것이고 인사는 만나면 하는 일이고 그냥 고맙다는 말은 하면 좋은 것이고 꽃은 때 되면 피는 것으로 여길 수도 있다.
물론 모두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주고받는 한 마디 인사말과 한 마디 감사의 말이 우리의 삶의 여정에 안 보이는 힘을 주는 요소임이 분명할 것이다.
이처럼 그냥 묵과해버리고 지나칠 수도 있는 이 사소함은 작은 빗물이 큰 강물을 이뤄 바다로 흘러들어가듯이 때로는 큰 의미로 다가와 엄청난 결과를 바꾸어내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나 자신에게도 큰 힘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우리가 사실 삶의 여정에서 만약 실패로 인해 낙망하고 있다면 그 실패의 원인이 내가 감당 할 수 없는 어떤 문제 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나의 실패 원인은 또한 내가 충분히 감당 할 수 있었던 사소한 문제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기에 흔히들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백지 한 장 차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말이다.
진리란 거창하고 위대한 것이지만 그것을 실천 하는 일은 아주 사소한 일이라는 것이다.
실패도 성공도 아주 사소한 먼지들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것이지 아주 감당 할 수 없는 일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마치 땀 흘려 일 하는 자에게 시원한 냉수 한 컵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것처럼 아주 작고 사소한 그 일을 시작함으로 인생의 반전은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밥을 먹고 일 하고 자고 하는 그 모든 것들 중에 어느 것 하나 존재로서 불필요한 것이 없는 것이다.
이처럼 한 사람이 그 일생을 살면서 매순간 순간은 모두 소중하다.
어쩌면 인간이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은 아주 큰 행운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일어나는 조그만 이익으로 인해 얻어지는 지도 모른다.
이처럼 때때로 사소한 일이 위대한 결과를 가져옴을 볼 때 우리 삶의 여정에 있어 세상에 사소한 일이란 결코 없다.
다만 그 일을 사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