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외래교수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 정유년을 맞았다.
1년을 시작하기 전에는 길 것만 같았던 금년도 어느새 한 달의 하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책상위에 있는 달력을 볼 때 마다 또 다른 달의 달력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참으로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10대의 시간은 기어가듯 가고 20대의 시간은 걸어가듯 30대의 시간은 뛰어가듯 40대의 시간은 수레를 탄 듯 50대의 시간은 말 탄 듯 60대의 시간은 쏜 살 같이 70대의 시간은 바람결 같이 80대의 세월은 숨결같이 흐른다고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시간이라는 자원을 사용하며 생활하고 있다.
이 시간 자원의 특성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하루 24시간이 주어지며 우리의 모든 활동에 사용되는 자원으로 다른 자원이 사용될 때 함께 소비된다. 아울러 같은 양의 시간이라도 마음 상태나 상황에 따라 그 길이가 다르게 인식되며 눈에 보이지 않으나, 시계를 이용해 그 흐름과 양을 측정할 수 있으나 저장 할 수 없으며, 한번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시간이 특별한 노력 없이도 매일 새롭게 주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종종 시간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간의 가치와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생활의 질을 높이고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시간은 화살보다 빠르다는 말을 하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1초가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러시아의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는 28세 때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는 몹시 추운겨울 날 사형집행소로 끌려가 기둥에 묶였다.
사형집행 시간까지 는 5분정도 시간이 있었다. 그는 28년의 세월을 살아 왔지만 이처럼 5분의 시간이 천금같이 여겨진 때는 없었다.
그는 남은 5분을 어떻게 쓸까 생각해 보았다.
같이 사형대로 끌려온 동료들과 인사하는 데 2분을 쓰고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정리하는 데 2분을 쓰고 나머지 1분은 오늘까지 살아온 대지를 기억하는 데 쓰기로 작정했다.
동료들과 인사를 하는 2분이 지나가 버렸다. 이제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자 하는 데 문득 3분후에 닥칠 죽음을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해졌다.
28년이란 세월동안 시간을 아끼지 못하고 흘려버린 것이 너무 후회가 되었다.
다시 한 번 만 살수 있다면 매 순간을 가치 있게 쓰련만 그는 깊은 뉘우침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순간 총알을 장전하는 ‘짤깍’ 하는 소리가 들렸다. 죽음의 공포가 밀려왔다.
바로 그때 갑자기 사형장 안이 떠들썩하더니 한 병사가 흰 수건을 흔들며 달려왔다.
황제의 특별사면령을 가지고 온 것이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그는 징역형으로 감형되어 시베리아에서 유형생활을 하면서 인생의 의미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그는 마지막 5분 동안 절실히 생각했던 시간을 금쪽같이 소중하게 여기며 죄와 벌,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과 같은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하지만 우리는 피곤에 지쳐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면 어느새 어제와 똑같아 보이는 하루가 반복되어 시작되곤 한다.
매일매일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시간의 흐름에도 익숙해지곤 한다. 하고 싶은 일 혹은 해야 할 일들도 잊은 채로 그저 반복적으로 만나게 되는 일상 속을 헤매다 보면 어느새 세월이 무색하리만큼 무덤덤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우리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기에 인생을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렸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것 들 중에 유일하게 영원히 지속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시간을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혹은 아무리 좋은 집안에서 태어났어도 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녀석은 결코 늘릴 수 없다.
지금도 ‘만일 네가 네 인생을 사랑한다면 네 시간을 사랑하라. 왜냐하면 네 인생은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라고 한 미국의 문필가인 벤쟈민 프랭클린 말이 뇌리를 스치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