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성 범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외래교수

지난달 22일 제천문화회관에서 ‘문화 예술이 살아 숨쉬는 숲속의 제천’이라는 주제로 제9회 신인 음악회 및 제24회 내향음악회가 열렸다.
눈에 뜨이는 것은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만 출연해서 청중과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 동요인 크레파스의 합창, 엄마는 사랑을 만드는 요술쟁이를 부른 어린이 열린중창단을 비롯해 ,청풍초중학교 학생의 청풍 호숫가 오케스트라, 관내음악선생님들의 소프라노 솔로, 피아노 반주, 한국 교통대 재학생의 트럼펫 연주, 추계예술대학 피아노과 재학생의 피아노 독주, 제천심포니 오케스트라 현악 4중주단의 연주, 충주시립 우륵 국악단원의 산조합주, 서울 비전신대 외래교수의 테너 솔로 등 참으로 다양한 음악 전문가들이 함께한 소중한 자리였다.
무릇 예술의 기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음악 또한 소통의 기능으로써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였다.
연주하는 동안 숨죽이며 감상하는 청중들의 모습에서 음악도 하나의 언어라고 한 말이 가슴에 닿았다.
연주자와 청중은 음악이라는 매체를 통해 어느새 하나가 되어 어쩌면 소통을 넘어 감동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한 파트 한 파트의 연주가 끝날 때마다 정중하면서 아낌없이 찬사를 보내는 성숙한 청중과 온 정성을 다해 연주하는 음악가는 사랑스런 밀어를 나누는 한 쌍의 연인들과도 같았다.
더구나 ‘국악’이라 하면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네들만이 호응할 만한 장르로 여겨지기 십상이지만, 오늘의 음악회를 보며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장르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미래의 꿈나무들의 합창과 연주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밝게 해 주었다.
특히 참여 학생들의 공연은 자신의 특기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음악을 통한 화합과 소통을 몸소 체험하는 또 다른 교육의 연속이었다.
음악이란 악기나 자신의 신체를 이용해 사람들을 대상으로 펼치는 예술분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왜냐하면 음악과 같은 예술은 단순한 도구적 기능이라기보다는 '사람과 사람, 인격과 인격의 만남을 위한 아름다운 소통의 통로'로 선용되어져 왔고 또 앞으로도 그리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음악은 소통을 위한 감성적 언어이다. 이 말은 비유가 아니라 말 그대로 언어라는 뜻이다.
이 언어는 감정을 표현하는데 쓰인다. 사람의 감정이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보다 그 범위가 넓다.
모든 사람은 무언가를 볼 때, 어떠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고 감성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바다를 볼 때 자신이 생각하는 바다의 정의 즉 예를 들어 짠 물이 괴어 있는 넓은 부분이라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푸르고 아름다운 것,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것 등 감성적인 것으로 해석이 되어 지기도 한다.
때로는 일반적 언어로는 그 의미를 담아내는데 부족함을 음악이 메워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수단을 넘어 우리를 감동시키곤 한다.
모름지기 인간의 영혼을 감동시킬 수 있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구체적인 언어의 기능을 갖지 않음에도 충분히 영혼 깊숙하게 감동을 전하는 것은 음악이 단연 으뜸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악기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이처럼 인간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자체가 놀라울 뿐이다.
이렇게 볼 때 혹자가 역설한 “음악의 힘으로 언어장벽도 극복할 수 있다” 라는 이야기가 이제 조금은 이해가 될 수 있었다.
가끔은 언어도 모르는 외국곡이 딱 와 닿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