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충북 단양군 도담삼봉에서 잊지 못할 감동을 만났다.

향토극단 마당이 충북문화재단과 단양군의 후원을 받아 단양의 민요와 민속, 이야기를 다룬 '저 강물에 서성이는 달빛'을 도담삼봉 수상무대에서 지난 7일과 8일 이틀간 공연됐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자연스런 무대'란 기치 아래, 무대는 강 건너 도담리 마을 수상에 마련됐으며, 도담삼봉을 배경으로 바지선 무대가 띄워지고 김성래 무대감독이 무대를 설치했다.

객석은 도담리 마을 강안에 마련돼 관객들은 차도선을 타고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이 공연은 1940년대 초 도담삼봉이 배경이다.

경경선 철도(현 중앙선)가 열리면서 소금배와 뗏목배가 끊기고 삼봉주막이 쇠퇴하던 무렵, 일제에 의해 태평양전쟁이 발발하면서 시국은 더욱 어수선해지는 가운데 주막 아이 '분이'와 도담 아이 '동이'가 겪는 이야기다.

공연에는 단양 남한강의 민요인 띠뱃노래와 짐배소리를 비롯해 떼꾼들의 노래인 뗏목노래, 자장가인 아강아강우지마라, 용부원에서 채록해 널리 알려진 찐득이타령과 실구대소리, 매포지역에서 구전되는 상여소리와 삼봉용왕제 소리 등이 재현됐다.

민요뿐만 아니라 민속도 무대에서 비중 있는 영역이다.

예전 들판에서 새를 쫓던 아이들의 놀이인 파대놀이, 영춘팔경의 하나인 감천표모(감천에서 빨래하던 아낙의 모습), 떼꾼을 놀려먹던 강가 아이들 풍경을 비롯해 소금배 모형과 상여 모형도 만날 수 있는 공연으로 꾸며졌다.

출연진도 기존 극단 마당의 단원 외에 대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하는 최지은, 박재형, 최원석 등 이십대의 젊은 배우들이 보강되어 무대는 한층 역동적이었다.

이와 함께 대학로에서 현재 활동 중인 거간 역할에 이재인 씨를 비롯해 작곡가 김강곤 씨, 단양 향토안무가 최은주 씨 등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힘을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