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제천교육장. 세명대 외래교수이 성 범

며칠 전 여름방학을 이용해 타 도에 살고 있는 처조카 녀석이 다녀갔다.
그런데 재미있는 일은 중3 재학 중인데 학교에서 20년 후 미래의 이력서를 써오라는 과제가 부여됐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나 역시 어리둥절해 아직 어린애(?)에게 이력서를 써오라니 이건 너무 빠른 건 아니야? 하며 고개를 젓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면 처조카 녀석이 더 못 쓸 것 같아서 속내와는 전혀 달리 “그래? 정말 잘되었구나.”
어느 선생님이신지 몰라도 대단한 안목을 갖고 계시는 분이라며 은근히 선생님 편에 서서 이야기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너의 이력서가 아니고 20년 후의 이력서를 작성하라는 거잖아?” “예. 맞아요.” “그러니까 두려워하지 말고 이제부터 네가 무엇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성공한 너의 모습을 그려봐. 그러면 해답이 나와.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마인드가 중요해. 이력서의 빈칸은 형식적으로 있는 것이 아니야, 너를 위해 마련된 공간이야. 자신 있게 빈칸을 채워봐. 알았지” 하며 처조카에게 내 딴엔 제법 충고를 해주었다.
그리고는 나 또한 그 선생님께 마음속으로 감사하며 생각이 짧은 나 자신이 부끄럽기 조차 했다.
그 이후 그 녀석이 어떻게 자기만의 이력서를 작성했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아니 작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민했을까?
그동안 무관심하게 자신을 바라본 관점에서 좀 더 심도 있게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았을 것이고 취미와 특기는 무엇이며 직업의 종류는 어떤 것이 있으며 성공한 사람들의 이력서는 어떤 것이며 성공한 삶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등등 전에 사고하지 못한 부분을 나름대로의 깊은 사고를 통해 자신을 조금은 성숙시킬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력서쓰기는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그러기에 자신을 재조명하여 거기에 걸맞는 처방전을 내릴 수 있기에 자기진단 프로그램으로서는 가장 좋은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 6개월마다 이력서를 수정해 나간다고도 한다.
이렇게 한해 두해가 지나가게 되면 이력서는 점점 알차게 변하게 되고 이와 더불어 자신 또한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위치를 잘 알아야한다.
자신의 위치가 어딘지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개선하고 성장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이력서를 정리하는 것만큼 가슴에 와 닿고 실질적인 것은 없다. 다음으로는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 어디까지 가야 하는지 내가 가고 싶은 목표는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그것을 정하는 것이 바로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끝으로 자연스럽게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나 자신의 위치를 알고 목표가 있다면 그곳에 도착하는 방법은 자신이 정할 수 있다.?
빠르고 집중해서 갈 수도 있고, 천천히 다른 것과 병행하면서 갈 수도 있다. 도달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도착지는 명확하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무사히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각자의 미래이력서를 쓰게 되면 순간순간마다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걱정되고 불안한 부분도 없잖아 있겠지만 좀 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너무나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어쩌면 자신만의 미래 이력서는 집을 건축하는 설계도와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래이력서는 지금의 내가 아닌 수십 년 후의 먼 미래라는 이면의 또 다른 나를 보는 거울 같은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각자 미래 이력서에 적어놓은 꿈들이 현실로 다가와 내 삶에 펼쳐질 수 있도록 하루하루 후회 없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삶은 더 행복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