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제천교육장.세명대외래교수이 성 범

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
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
조국의 산하의 용사를 잠재우소서
임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
날이 갈수록 아아 그 충성 새로워라

이 노래를 부르노라면 어딘지 모르게 가슴이 저미어 오다못해 아파오곤 한다.
온산과 들판은 신록의 아름다움으로 굽이쳐 흐르지만 왠지 6월이 오면 우리는 우선 동족상잔의 피눈물 났던 6.25 전쟁에서 무수한 총탄과 포화속에서 우리들에게 찬란한 햇빛과 푸른 하늘에 활기찬 삶의 터전을 희생과 헌신으로 허락을 하신 순국선열님들을 기억하게 된다.
여기에 걸맞게 해마다 유월이 오면 언젠가 우연히 어느 따님의 글을 읽은 것이 뇌리를 스치곤 한다.
나에겐 해마다 6월 6일이면 대문 앞에 조기를 달아야만 하루가 시작되는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날은 조용히 하루를 지내야 했었던 날이다. 해마다 유월이 오면 벌써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해 묵은 기억들이지만 나에겐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남겼던 뼈저린 상처들이 아직도 아버지의 추억담으로 생생하다.
군화 속에 그득히 고인 정의로 얼룩진 혈(血)의 거룩함, 자신도 모르게 어디론 가 날아 가버린 한 팔의 외로움, 여기 저기 찢기어 날아간 그분의 육체 조각들, 그 분이 내게 유일하게 남겨주셨던 조국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지금도 내 눈에 영화처럼 펼쳐져 간다.
어린 날 앞에 두고 전쟁의 아픔을 이야기 해주시던, 나라 위해 피 흘리고, 상처입고. 공을 세우셨던 자랑스러운 나의 아버지, 그 분의 고통은 누구도 보상할 수도 대신할 수도 없었다.
조국 분단에 찢긴 상처 남겨진 여운의 자국들. 부모와 자식이 형과 아우가 서로 가슴을 겨냥하며 싸늘한 총신을 들이대야 했던 심신의 상처로 비극이 발생했던 지난 세월들.
어떤 기약도 없이 한 민족의 분단이 되어져 국가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받쳐야 했던 아리따운 젊음을 나라를 위해 희생하며 사라져간 그분을 사랑한다.
어느 누구보다 더 존경한다. 이젠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사라져 간 그때의 18세 소년 병 나의 아버지.
세월은 강물처럼 도도히 흘러 그 시간들을 이제 의미를 두지 않는다. 지금은 차디찬 땅속에 그 이름 석 자 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6월이 오면 또 다시 가슴이 시리다. 마침 금년은 광복 70주년, 분단 70년을 맞이하는 해이기도하다.
돌이켜보면 나라와 겨레의 독립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귀한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이분들의 고귀한 희생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오늘의 삶과 자유를 누리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고마움을 잊고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우이겠지만 현충일에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해 조기(弔旗)나 다는 날 정도로 기억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이제 세월 따라 생각도 바뀌고 현실의 세계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단하나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면 작은 땅의 우리나라가 타의에 의해서 남과 북으로 갈라져 동족끼리 비극을 만들며 수많은 피를 흘리며 재산과 목숨을 잃고 이산가족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세계 속의 단 한곳 유일하게 우리지도만 나뉘어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마음엔 이미 호국보훈 이란 싹이 심어져 있다. 싹을 가꾸면 꽃이 되듯이 우리도 마음을 잘 가꿔 호국보훈 이란 꽃을 만들어 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정신으로 나라를 지키다가 가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애국애족 정신을 기리고 되새겨 보아야한다.
아니 더 나아가 건전한 국민정신으로 나라와 이웃사랑을 실천해야한다.
이렇게 될 때 우리사회는 더 건강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