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필가. 세명대 외래교수 이 성 범

어느 부모나 할 것 없이 내 자녀만은 후회 없이 양육하고 싶어 한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능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거나 역사에 남는 위인들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들을 지지하고 이끌어주는 부모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부모를 꼽는 위인들도 많다.
유명한 심리학자 프로이드(Sigmund Freud )나 에릭슨(Erik H Erikson) 은 가정에서 부모 자녀의 관계가 가장 밀접하고 한 개인의 성격과 행동양식의 형성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학습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간다.
그런가하면 심리학자 엘버트 반듀라 (Albert Bandura)는 다른 사람이 행동하고 경험하는 것들을 보다보면 자신도 이에 영향을 받아 학습하며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역설했다.
이것을 모델학습이라고 하는데 모델은 자신과 가까운 사람일수 도 있고 TV와 같은 미디어에서 보는 장면일 수도 있으며 좋아하거나 존경하는 사람일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가깝게 대하는 사람은 부모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의 첫 학습모델이 된다.
특히 부모는 아이의 인지능력과 사회성을 키워주는 과정에서 제일먼저 영향을 주는 사람이다.
일례로 부모의 성격이나 가치관 , 가정의 분위기 등은 그대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쳐 가치관과 성격형성, 인지능력, 정서적 능력, 성격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는 자신의 모습이 아이가 모델을 삼을 정도로 올바른지 스스로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위인들의 부모는 결코 많이 배우거나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아이에게 모범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미국의 유명한 소아신경과 의사인 벤카슨(Ben Carson)의 어머니는 혼자서 두 아들을 키워야 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일하느라 혼자서 놀게 했던 아이들은 점점 더 나쁜 길로 빠졌다.
흑인 빈민가에서 자라야 했던 아들들에게 어머니는 새로운 꿈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줬다.
하루에 한 시간 책을 읽으라는 숙제였다. 책을 읽지 않으면 텔레비전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도 아이들 옆에서 책을 읽었다.
하지만 벤카슨(Ben Carson)이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어머니가 글을 모른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이 같은 그녀는 열의는 마침내 문제아였던 아들을 흑인 최초로 존스홉킨스 대학병원의 소아과장으로 만들어 냈다고 한다.
정말 가슴을 저미어오게 한다. 한편 모든 부모는 자녀의 대인관계 모델이어야 한다.
부모는 자녀가 평상시와 달리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면,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본래 의도했던 것과 다르게 진행되어 자녀도 당황스럽고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알아줘야 한다.
이때는 일상적으로 자주 하는 ‘해라’, ‘하지 마라’ 식의 대화를 중지하고 마음을 여는 대화를 통해 자녀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부모가 자녀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보듬어주는 대화를 하면 자녀도 다른 사람에게 그런 대화를 하게 되어 대인관계가 좋은 아이가 된다.
우리의 아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훨씬 더 복잡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좋은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공부를 많이 한다고 해서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부모가 행동으로 보여줘서 자녀가 체득하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자녀가 좋은 컨디션 상황이 아닐 때는 ‘평상시의 대화’를 중단하고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새로운 대화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게 하면 우리 자녀들은 아픈 사람을 위로할 줄 알고, 주위 사람을 배려하며, 힘들어하는 친구와 함께 고민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부모는 자녀에게 물려줄 것이 많지만 사람을 제대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만큼 값진 것은 없을 것이다.
부모의 행동은 아이의 거울이자 교과서이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내 아이만 최고라는 생각으로 양육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나가는 바른 원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기고 스스로 부모의 모습을 본받고 싶어 한다.
지위나 재산 때문에 아니다. 이것이 무엇보다도 부모가 먼저 올바른 가치관을 가져야할 이유이고 가정을 꾸려갈 규칙이 필요한 이유이다.
참으로 부모는 최고의 인생모델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아이들은 더 행복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