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량의 바다! 영웅(英雄)을 삼키다

1598년 11월 18일 20:00시 경 가끔 바닷바람이 조선군함(軍艦)에 걸려있는 깃발을 찢을 듯 불어왔다 멈추곤 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 이외에는 노량의 밤바다 는 너무나 고요하고 적막감이 감돌았다
이러한 긴 침묵은 새로운 것을 준비할 때 일어나며 전장에서 적막은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전장에서 아군(我軍) 이 적을 공격(攻擊)하기 전이나 적(敵)이 아군을 공격하기 전에는 늘 적막이 전쟁터를 먼저 지배했다. 이날도 예외 없이 바다는 처절 하리 만치 적막을 머금고 있었다. 그 누구도 말이 없었다.
오늘의 전투(戰鬪)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를 .........
드디어 이순신의 출전(出戰)명령이 떨어졌다.
명나라 장수 진린 에게 는 출전한다는 통보만 하고 결연한 모습의 이순신 함대는 고금도를 벗어나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전진 하였다.
노를 젓는 격군(擊軍)의 등과 팔에는 힘이 들어갔다.
조용한 노량의 밤바다 를 가르며 이순신 함대는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드디어 멀리 일본군 함대가 시야에 들어왔다.
순천의 일본군을 귀환시키기 위해 부산에서 출발해 순천에 도착하는 일본군 함대로 이순신 함대를 발견하자 긴장하며 전열(戰列)을 가다듬었다.
임진왜란 아니 조일전쟁(朝日戰爭)의 마지막 전투였다.
철수하려는 자와 철수를 용납하지 않으려는 자의 처절한 싸움을 예고하고 있었다.
1598년 11월 19일 02:00 경 적막과 고요를 깨고 북소리와 진군 나팔소리와 함께 함성이 천지를 울렸다.
먼저 조선수군의 총통에서 불을 뿜었다.
천자총통, 현자총통, 지자총통에서 일제히 포탄이 날아갔으며 우지끈 소리와 함께 일본군 함대 20여척이 붙어보기도 전에 치명타를 입거나 부서져 버렸다.
일본군의 원래 수군전술(水軍戰術)은 등선전술이었다.
배를 가까이 접근시켜 상대방 배에 올라타서 백병전을 벌이는 것이 주특기였다. 일본군이 육지에서의 많은 전투경험과 해적생활의 경험에서 나온 전술인 것이다.
그러나 조선수군은 적(敵)과의 거리를 포(包) 사정거리로 이격한 다음에 포(包)를 쏘아 함대를 침몰시키거나 불화살과 활을 이용하여 적을 제압하는 전투방식이었다.
초전의 상황은 조선수군과 명나라 수군이 우세했지만 수적 인 우세를 빌어 인해전술로 나오는 일본군 함대와 피 비린내 나는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되었다.
이순신이 탄 함선이 일본군 함선이 집중적으로 에워싸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조선함선들이 지원했지만 수적 열세로 절대 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되자 명의 장수 진린이 아주 어렵게 이순신을 구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이미 바다는 어둠이 가시고 여명이 밝아오고 있었다.
전투는 쉬지 않고 치열하게 전개되었으며 이번에는 명의 장수 진린 이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벌떼처럼 달려드는 일본수군의 공세에 명나라 장수 진린이 아주 위기에 놓이게 되자 이순신의 지휘로 조선수군들이 달려들어 진린 의 함선을 구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