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후의 일전(一戰)을 준비하다

이순신의 조선 군대가 진영(陣營)을 고금도로 옮긴 이후 조선수군의 전투력(戰鬪力)은 하루가 다르게 증강되었다.
그런 가운데 일본(日本)의 상황이 변화하고 있었다.
우선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인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였다. 조선 땅에서도 일본군과 조선군의 전쟁소강상태가 지속 되었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조선 땅에서는 안전한 철수가 최선이었다.
조선 땅에서는 명의 지원군이 도착하여 육지와 바다에서 참여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조선강토를 유린하고 사랑하는 아들까지 일본군에 의해 사망한 이순신이 지키고 있는 바다를 무사히 건너기가 무척 곤혹스러웠다.
이순신의 입장에서도 조선강토를 마음껏 유린한 일본군을 그냥 돌려보낼 수 는 없었다.
일본은 궁여지책으로 명의 지원군 장수인 진린에게 온갖 회유책을 쓰기 시작하였다.
명의 입장에서도 전쟁이 다 끝나가는 마당에 남의 나라에서 대리전쟁을 하다 죽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순신의 마음은 달랐다.
조선강토를 피로 물들이고 조선의 백성들에게 온갖 악행을 저지른 일본군을 한명이라도 살려 보낼 수 없었다.
그러나 조선수군 단독으로 전투하기에는 벅찬 전력(戰力)이었다.
이때 이순신의 조선수군은 군선이 약 80척 정도였다.
일본수군은 순천과 각 진영에 정박한 군선을 모두 합치면 약 500척 정도가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전력적 으로 많은 차이가 나고 있었다.
이때 명의 지원군 장수 진린 이 지휘하는 함대가 약 200척이 있으므로 명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순신은 전투를 회피하고 일본군과의 상호 피해 없이 그냥 귀환시키자는 명의 장수 진린 과 많은 토의와 설전을 계속한다.
결국 명의 장수 진린 이 전투를 회피하는 방향으로 주장을 계속하자 이순신은 그러면 조선수군만이라도 싸우겠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그러자 명의 장수 진린 도 할 수 없이 전투는 참여하되 후방지원임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이렇게 해서 역사상 처음으로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 함대가 구성되었다. 군선(軍船)은 280척이었다.
일본함대 500척과 조ㆍ명 연합함대 280척으로 전투(戰鬪)를 해볼 만했다.
전투에 참가하는 조선과 일본 그리고 명나라의 입장이 서로 달랐다.
일본은 전쟁이 끝난 마당에 사상자 없이 무사히 일본 땅 으로 귀환하는 것이 최상의 목적이었다.
조선은 7년 동안 죽음과 죽음보다도 더한 고통과 치욕을 안겨준 일본군을 그냥 보낼 수 없는 이순신의 비장함이 있었다.
명의 장수 진린 은 승리한다면 본국으로 돌아가 승장(勝將)의 대우를 받겠지만 패배할 경우 문책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 피하고 싶은 전쟁(戰爭)이었다.
그러나 역사(歷史)는 늘 아이러니 한 것이었다.
1598년 11월 초순의 밤바다는 적막감이 돌았고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서로 다른 목적(目的)을 가진 동북아 삼국(三國)의 대 결전의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 계 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