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운명을 가른 명량해협

명량해전에서 승리 후 이순신 함대는 약 2천여명정도의 병력 규모로 늘어났다.
이 병력규모는 필자가 연구에 의하면 1598년 4월에 선조와 명나라 제독 마귀(麻貴)의 대화내용에 이순신의 수군병력이 2천여 명이라는 기록으로 추정 할 수 있으며 마지막 해전을 위해 출전했을 때의 이순신 함대 규모는 약 8천 명 내외가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금도(古今島.전라남도 완도군 고금면에 속하는 섬)로 진영을 옮기고 나서 병력이 많이 보충되었음을 추정할 수 있으며 마지막 해전인 노량해전에 참가한 전선이 80여 척으로 한 척에 130명 정도 승선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더욱 많아진다.
거기에다 무기를 제조하고, 군량과 소금 염전을 관리하고, 진영을 지킬 인원까지 계산하면 더욱 많은 인원이다.
군량미 없이 부대를 운영하기가 어려우며 한성에서 조달할 여건이 안 돼 자체해결 해야 했다.
일본군을 피해 백성들이 흩어져 추수하지 못한 것을 군사를 파견해서 거두어들이도록 했는데 영암과 나주 등지에서 이를 방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순신은 방해자를 잡아들여 주모자는 처형하고 가담자는 잡아 가뒀다.
이순신은 타협보다는 원칙에 무게를 두었다. 때론 너무 가혹하게 보일만큼 군율에 냉정했다.
전쟁 중이었고 식량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식량조달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섬과 연안에서 소금을 만들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곡식과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으며 조선수군의 복구에도 전념했다.
삼도수군통제사에서 물러날 때의 전력으로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전력을 다해 복구하고, 훈련을 실시했다.
군선의 건조와 진영의 정비 그리고 군사를 모집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으며 전선의 건조에 대한 내용은 기존의 13척 외에 1598년 2월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병선(兵船)은 호남 좌도와 우도의 민력(民力)이 고갈되어 더 만들도록 독촉할 수가 없는데 이미 만든 배가 40여 척입니다.”라는 내용으로 볼 때 이미 50여 척의 배가 진영에 있음을 보여준다.
이순신은 다시 진영을 고금도로 옮겼다. 여기서 40여 척의 배를 새로 건조한 보고는 고하도에서 고금도로 진영을 옮기기 전의 보고이므로 배가 더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이순신은 수군진영을 고하도에서 고금도로 옮긴 후 왕에게 보고했다.
고니시 유키나가는 예교(曳橋)에 주둔하고 있으며 2월 13일에는 다이라노 히데이에가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주둔하고 있습니다.
우리 수군은 멀리 나주 경내의 보화도寶花島(목포항의 입구에 동서로 길게 자리한 고하도)에 있어 낙안과 흥양 등의 바다를 출입하는 일본군이 마음대로 돌아다녀 통분합니다.
바람이 잔잔하여 일본군이 소란을 일으킬 때이므로 2월 16일에 장수들을 거느리고 보화도에서 바다로 나가 2월 17일에 강진의 고금도로 진영을 옮겼습니다.
고금도는 호남좌우도의 안과 밖의 바다를 제어할 수 있는 요충지입니다. 산봉우리가 중첩되어있고, 산줄기가 잇대어져 있어 형세가 한산도보다 배나 좋습니다.
남쪽에는 지도(智島)가 있고, 동쪽에는 조약도(助藥島)가 있습니다. 농장도 넓고 주민도 1천 5백여 호가 됩니다. 주민들로 하여금 농사를 짓게 하였습니다. 흥양과 광양은 계사년부터 둔전으로 사용하였던 곳으로 군민을 모아 경작할 생각입니다.
고금도는 이순신으로서는 마지막 진영으로 이순신이 고금도로 옮긴 목적은 고시니 유키나가가 순천의 예교曳橋에 주둔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이고 남해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이라고 기록하였으며 농경지가 넓고 인구가 많아 군량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