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의 운명을 가른 명량해협

이순신이 필사의 힘으로 좁은 명량해협. 그것도 물살이 빠른 울돌목에 일자진을 친 것은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물과의 싸움을 견뎌 일본 군선과 전투하겠다는 의지와 좁은 해역을 가로막음으로써 대규모 함대와 부분적인 접전을 펼칠수 있다는 강점 때문이었다.
아무리 대 함대(大艦隊)라고 해도 좁은 해역에서 공격 할수 있는 전선(戰船)의 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일자진을 친후 후미에는 어선을 전선인 것처럼 위장하여 전선의 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게 했지만 워낙 비교되는 전선의 차이로 작전(作戰)자체가 무모하게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필사(必死)의 각오로 물길을 막아선 이순신 이었다.
육지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렬로 죽 늘어선 모양의 일자진은 어느 한쪽이 뚫리면 쉽게 와해되는 모양의 전투모습이다.
천하를 재패한 징기스칸은 이렇게 일렬로 늘어선 방어형태를 제일 공격하기 쉬운 것으로 간주하여 일자진의 가장 약한 곳으로 병력을 집중 운용하는 쐐기 박기 식의 공격을 단행하여 진(陣)을 무너뜨린 후 전면과 후면에서 동시에 공격하는 전술(戰術)로 적을 궤멸 시켰다.
주력함인 판옥선을 앞세워 일자진을 치고 있는 조선수군의 앞으로 일본 함대가 정면으로 공격해오기 시작했다.
먼저 조선수군의 총통에서 불을 뿜었다.
다가오던 일본함대가 멈칫했다. 그러나 워낙 많은 수의 일본함대는 바다를 가득 메우며 접근해왔다.
그 수(數)에 겁을 먹은 조선수군은 멈칫거리며 뒤로 후퇴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순신은 후퇴하지 말고 공격할 것을 강하게 명령했다. 그러나 워낙 비교가 되지 않는 수적 열세였다.
일본함대가 이순신의 지휘선을 알아보고 여러 겹으로 둘러싸며 다가왔다 . 이순신은 물러서지 말라했지만 조선수군들은 물러서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조선수군으로서는 절대 절명 의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구나 역류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전투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점차 조선수군이 피해가 커지고 수세로 몰리고 있을 때 하늘은 조선수군의 편 이었던가? 물길이 바뀐 것이다 . 이순신이 정확하게 예측했던 시간이었다. 물길은 일본수군이 예상했던 것 보다 몇 배가 거칠었다.
좁은 해역에 밀집해있던 일본 함대는 자기들 끼리 부딪히며 뒤엉키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조선수군은 물길을 따라 배를 저어가면서 일본함대를 격파하거나 일본수군을 수장시키고 있었다.
이 명량해전에 대한 이순신의 『난중일기』를 보면 실감나는 전투 부분이 많으며 직접 전장을 지휘(指揮)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볼 수 있다.
난중일기의 일부분은 다음 호에 연재하려 한다.

-계속-